"이 과자는 10% 감자와 90% 질소로 구성돼 있나 봅니다" 포장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은 양이 들어있는 과자에 대해 흔히 볼 수 있는 비아냥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은 큰 포장에 점점 더 적은 양의 제품을 넣어 판매한다. 대부분 소비자들이 가격에 대한 기억은 짧고, 상자와 포장에 대한 기억은 더 짧기 때문이다. MIT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논픽션 작가인 저자는 가격의 다양한 속임수를 파헤친다. 저자는 가격을 매긴다는 것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마음 속의 욕망을 대중의 언어로 바꾸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가격을 매기는 속임수 중 대표적인 예는 3만 9,900원, 0.99달러 등 반올림된 숫자보다 아주 조금 낮은 숫자로 매기는 '단수 가격'. 가격심리학 중 가장 널리 알려지고 많이 쓰이는 마케팅 방법이다. 저자는 다양한 연구결과를 통해 소비자들이 이 단수가격의 마케팅 방법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마케팅이 효과적으로 작용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같은 제품이라도 34달러, 39달러, 44달러로 각각 다르게 가격을 매긴 결과 39달러일 때 가장 많이 팔리는 식이다. 또 다른 방법은 '앵커(anchor) 효과'.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지는 것이다. 가령 '유엔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10%보다 높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보다 '유엔에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나 될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훨씬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이 밖에도 책은 비싸야 잘 팔린다는 속설을 활용한 좌석 등급제 할인 쿠폰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간파한 '짠돌이'마케팅 등 다양한 가격 속임수 사례를 소개하며 가격 공학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라고 조언한다. 1만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