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순위 1위인 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이후 부산지역 고객들의 저축은행 예금이탈 사태가 이틀째 이어졌다.
금융당국 및 저축은행 중앙회의 긴급자금 지원이 즉각 진행되면서 저축은행 전반에 걸친 예금자들의 불안심리는 크지 않았지만 부산2와 중앙부산저축은행 등 부산저축은행 계열사들은 지난 17일에 이어 18일에도 예금을 인출하려는 고객들이 몰렸다.
일부 우량 저축은행으로 예금이 몰리는 등 상당수 저축은행 예금자들에게서는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금융당국의 기준에 따라 부실하다고 평가받은 저축은행들에 대한 예금인출은 좀 더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다음주 초를 고비로 저축은행 불안심리가 안정될 것인지, 확산될 것인지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산저축은행 계열 예금자 이탈현상 지속=부산2와 중앙부산 등 부산저축은행 계열은 18일에도 예금을 찾으려는 고객 수백명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금융당국이 부산과 대전저축은행에 대한 영업정지를 발표하면서 계열사인 부산2와 중앙부산도 부실이 심화되지 않겠느냐는 불안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산2와 중앙부산ㆍ전주저축은행 등 부산저축은행 계열 3사는 17일만 해도 유동성 자금이 7,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18일에는 6,000억원대로 내려앉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저축은행중앙회가 '콜 형태'로 부산2와 중앙부산 등에 자금을 지급한 것도 계속되는 예금이탈에 대비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부산2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6%인 반면 부채가 자산을 125억원을 초과해 자본잠식 상태다. 중앙부산저축은행은 순자산이 176억원이지만 BIS 비율이 3.6%로 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상황이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산 계열사의 경우 지난해 말 현재 건전성 수준과 실명이 다 공개돼 예금이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내점 고객 수 등을 감안해 단순계산으로 해도 하루에 수백억원씩 예금이 빠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저축은행들 오히려 차분=금감원에 따르면 부산ㆍ대전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소식이 알려진 17일 오후4시 현재 부산 계열을 포함한 19개 대형 저축은행에서 인출된 금액은 1,45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 후 첫날 인출됐던 2,744억원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중 6개사에서는 오히려 145억원의 순유입이 있었다.
금융당국이 부실 우려 저축은행을 명확히 밝힌 데다 고객들의 학습효과까지 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도 "18일 오전 현재 창구 분위기는 평소와 비슷한 모습"이라며 "만기를 연장하는 고객 위주로 안전한 상황인지 물어보는 경우가 있지만 삼화 때처럼 문의가 쇄도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삼화 사태 때보다 분위기가 훨씬 좋고 예금 계수도 많이 빠지지 않고 있다"며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측면에서 고객들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