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21ㆍ미래에셋)가 마침내 미국 본토를 품었다.
신지애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CC(파72ㆍ6,365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 웨그먼스LPGA 4라운드에서 1타를 줄여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투어 최다타수 차(7타)의 압도적 우승이었다.
시즌 두 번째이자 LPGA투어 통산 다섯 번째인 이번 우승의 의미는 각별하다. LPGA투어 정규멤버로서 본무대인 미국에서 수확한 첫 승이기 때문. 신지애는 지난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위민스챔피언스에서 시즌 첫 승을 거뒀고 비회원이었던 지난해 3승 가운데도 2승은 영국(브리티시오픈)과 일본(미즈노클래식)에서 따냈다. 일각에서 일었던 ‘본토에서는 안 통할 것’이라는 우려를 깨끗이 씻어내며 자신감을 되찾은 게 소득이었다.
본격적인 ‘신지애 시대’ 개막을 예감한 듯 신지애도 이날 “모건 프레셀(미국)과 함께 플레이를 해 미국인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나를 응원해주는 미국인들도 많아 신기했다”며 “미국 본토에서 나 자신을 더욱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이번 우승이 내게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2승을 올린 선수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신지애뿐이다. 우승상금 30만달러를 받아 시즌상금 랭킹 1위(100만1,000달러)로 올라섰고 신인상 포인트는 물론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도 선두(90점)에 나섰다.
4타 차 선두로 경기에 들어간 신지애는 빗속에서도 10번홀까지 2타를 줄이며 우승을 향해 질주했다. 퍼트 실수로 13번과 14번홀(이상 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기도 했으나 이후 1.5∼2m 파 퍼트를 성공하며 리드를 지켰고 17번홀(파5)에서 2.7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공동 2위 크리스티 맥퍼슨(미국)과 청야니(대만ㆍ이상 10언더파)를 7타 차로 따돌렸다.
신지애는 “비가 와서 컨디션 조절이 힘들었지만 다른 선수도 같은 조건이었다”면서 “앞으로 많이 남은 대회에서 더 많은 우승에 도전하겠지만 여전히 올해 목표는 신인왕”이라고 밝혔다. “스폰서 로고가 가려질까 봐 비옷 상의를 입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혜지(19)가 9언더파로 공동 4위, 유선영(23)이 8언더파 공동 7위에 자리했고 미셸 위(20ㆍ위성미)와 김인경(21ㆍ하나금융) 등도 7언더파 공동 10위로 상위권에 입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