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각국 이해관계 따라 'G2 지지그룹' 갈려…세력전 예고

[글로벌 무대의 중심으로] <3·끝> 환율싸고 양보없는 외교전쟁<br>美·EU 연합 中 압박…中은 伊등 우군 확보<br>신흥국들 "달러 약세로 자산거품 심각" 불만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환율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각국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자국의 지지세력을 과시하는 치열한 '세력전'도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중국(G2)은 이미 자국의 지지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치열한 외교ㆍ경제전쟁을 치르고 있다. 중국은 최근 이탈리아ㆍ터키 등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며 지지기반 확대를 꾀하고 있다. 그 결과 환율문제에 대한 이들 국가의 입장은 '중립'이다. G2 이외의 개별국가들도 자국의 국가적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어느 그룹에 속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치밀하게 계산하며 움직이고 있다. 이 같은 외교ㆍ경제전쟁의 결정판이 바로 G20 서울회의다. G20 회의는 첫 날인 오는 11월11일 오후6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업무만찬으로 시작돼 다음 날 오전부터 본격화한다. 정상들이 7~8시간 동안 앉아 토론을 벌이는 만큼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날 선 공방이 불가피하다. G20정상회의준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코뮈니케 작성을 위해 문구 하나하나에도 양보 없는 설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회의장 분위기를 예상했다. ◇나라마다 이해관계 복잡=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2가 위안화 절상을 두고 1년 이상 벼랑 끝 대치를 하고 있다. 자국의 경제이익을 고려하며 한치의 양보도 없다. G20 내에서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연합전선을 형성해 중국을 공격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위안화 절상을 말한 데 이어 헤르만 반롬푀이 EU 상임의장은 반드시 위안화 가치를 올려야 한다고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국ㆍ독일ㆍ프랑스와 캐나다 등은 적극적인 동조를 나타내고 있다. 유럽 입장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재정위기 해법을 수출을 통한 생산력 증대로 판단하는 만큼 위안화 절상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미국과 유럽의 공조를 중국이 가만히 놓아두지는 않는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유럽 방문에서 EU와의 협상에는 실패했지만 이탈리아ㆍ터키 등 개별국가와의 경제협력체제를 구축하는 등 우호적 관계형성에 노력했다. 돈을 풀어서라도 우군을 확보하는 동시에 적의 공조를 깨뜨리려는 전략인 셈이다. 환율전쟁 확대는 신흥국들이 달러약세에 반발하며 친중국으로 돌아서게 만들고 있다. 정치적 관계에서는 친미지만 일본도 환율급락을 막기 위해 제로금리와 함께 엔화 바겐세일을 실시하고 있고 브라질은 달러 유입차단을 위해 금융거래세를 올렸다. 러시아도 우회적으로 중국을 지원하고 있다.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달러약세 신흥국 자산거품 부풀려=환율전쟁에 신흥국들이 반발하는 것은 달러약세로 자산거품이 부풀어오르며 경제에 심각한 위기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해 이머징 국가로 쏠리고 있는 자금은 증시와 통화가치를 동시에 끌어올렸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ㆍ브라질ㆍ인도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거나 근접했고 태국 밧화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통화가치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미국의 저금리로 풀린 돈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신흥국 자산의 가격거품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흥국 입장에서는 위안화 논란으로 정작 신흥국 자산거품의 원인인 달러약세 문제가 논의의 초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초조하다. 이에 따라 신흥국은 G20 회의에서 대놓고 환율을 의제로 삼아 달러약세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글로벌 불균형 문제와 관련해 (경상수지) 적자국가도 내부 문제를 봐야 한다"는 지적은 달러약세를 즐기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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