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2월 11일] 위기의 ETF

SetSectionName(); [기자의 눈/12월 11일] 위기의 ETF 유병온 기자 (증권부) rocinante@sed.co.kr 지난해 금융위기 당시 취재차 일본을 방문해 서점에 들른 적이 있었다. 당시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경제 관련 책이 다수 올라와 있었는데 그중 눈에 띄던 게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재테크 서적이었다. '금융 후진국'이라 불리는 일본에서조차 ETF는 21세기의 획기적 금융상품으로 각광받고 있었다. 최근 정부가 증권거래세법 개편안을 발표하며 국내주식형 ETF에 대해 증권거래세 0.1%, 해외ETF에는 배당소득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최종 결론은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벌써 말들이 많다. 논란의 핵심은 '이제 막 꽃 피우기 시작한 ETF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로 요약된다. ETF는 본질상 펀드지만 일반 주식과 마찬가지로 거래소에 상장되기 때문에 수시로 매매가 이뤄진다는 특징이 있다. 정부의 과세논리는 국내 ETF는 주식과 마찬가지로 증권거래세(단, 일반 주식은 0.3%)를 내야 하며 해외 ETF는 해외주식형 펀드와 마찬가지로 배당소득세(15.4%)를 물린다는 것이다. 투자하는 지역만 다를 뿐 똑같은 ETF에 대해 한쪽은 '주식'으로 다른 한쪽은 '펀드'로 규정하는 셈이다. 자산운용 업계는 이런 논리를 차근차근 반박한다. 우선 국내 ETF의 경우 이미 시장조성자들이 ETF 가격을 산정하면서 배당소득세를 감안하는 만큼 투자가들로서는 이중과세 부담을 안게 된다고 지적한다. 해외 ETF의 경우도 ETF는 일반 펀드와 달리 과표기준가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세금 산정을 위해서는 장중 거래된 ETF의 과표기준가를 일일이 계산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한 전산 시스템이 구비되지 않아 현실적으로는 과세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뒤늦게 대책마련에 들어갔으나 뾰족한 묘안은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수 확보에만 골몰한 나머지 상품 구조 및 업계 현실 등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셈이다.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21세기의 획기적 금융상품이라 불리는 ETF가 국내에서는 꽃조차 제대로 피우지 못할 위기를 맞고 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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