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권오준의 포스코 … 인적 개편 어떻게 할까

안정이냐 혁신이냐… 내달 이사회가 가늠자<br>내부 안정 목소리 적지 않아<br>"큰 변화 없을 것" 관측되지만<br>위기 극복 위한 리더십 다지려<br>이사진 등 대대적 교체 가능성도



'기술 중심의 포스코'를 선언한 권오준(사진) 포스코 회장 내정자의 인적 개편을 둘러싼 고민이 깊어졌다.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철강·소재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다부진 포부를 밝힌 권 내정자는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조직에 혁신적 변화를 줄 것인지, 아니면 기존 역량을 적극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안정을 선택할 것인지를 두고 안팎의 의견수렴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업계의 한 관계자는 "권 내정자가 성장이 정체된 조직에 변화를 불러오려면 이사진을 비롯한 계열사 경영진의 교체가 필요하지만 내부 안정이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면서 "포스코는 전통적으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이 이어진 만큼 일단 차기 이사회 구성을 통해 '권오준 포스코 호(號)'의 청사진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통상 포스코는 매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 앞서 이사회를 열어 이사회 멤버를 정해왔으며 올해의 경우 2월24일 정기 이사회가 예정돼 있다. 이날은 정준양 현 회장이 물러나기 전 마지막 이사회로 이사 선임의 키도 현재 회장인 정 회장이 쥐고 있으나 차기 회장인 권 내정자에게 실질적인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이 후임 회장의 순조로운 경영을 위해 밑그림을 대신 그려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회장 선임을 담당했던 사외이사진은 6명 중 이사장인 이영선 전 한림대 총장과 한준호 삼천리 회장 등 2명이 올해 임기가 만료돼 교체된다.

사내상임이사는 정 회장, 김준식·박기홍 사장, 김응규·장인환 부사장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포스코의 5개 부문장 중 스테인리스부문장(서영세 전무)을 제외한 각 부문의 수장을 맡아 조직을 이끌어온 실세들이다. 김 사장은 성장투자사업부문장, 박 사장은 기획재무부문장으로 유력한 회장 후보로도 점쳐졌다. 김응규 부사장은 경영지원부문장, 장인환 부사장은 탄소강사업부문장이다. 김 부사장을 제외한 3명은 정 회장과 함께 포스코의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지금까지는 정 회장이 권 내정자로 교체되는 것만 확정됐다. 김 사장과 박 사장은 2012년, 김 부사장과 장 부사장은 2013년에 상임이사로 선정돼 기간으로 보면 교체 규모가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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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관계자는 "권 내정자가 일단 조직 안정을 꾀하기 위해 현재의 경영구도를 크게 흔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 대대적인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힘든 상황에 놓인 포스코가 위기를 극복하고 개혁을 불러오기 위해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수단인 '인사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권 내정자가 리더십을 다지고 조직을 이끌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본인의 의중을 담아 이사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사진이 교체될 경우 권 내정자가 회장으로 취임한 후 3월 말 있을 첫 번째 인사에 관심이 더욱 쏠리게 된다.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는 인물은 김 사장과 박 사장이다. 둘은 2013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고 포스코의 주력 분야를 책임지고 있지만 회장 후보로 거론됐던 것이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다. 이구택 전 회장의 후임으로 정 회장이 결정될 당시에는 막판까지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윤석만 당시 포스코 사장이 정 회장 취임 후 계열사인 포스코건설로 자리를 옮겼다.

만약 박기홍·김준식 사장의 자리에 변화가 생길 경우 계열사 사장단의 변화폭도 커질 수밖에 없다. 내부 승진 발탁이 필요하고 조직은 보다 젊어지게 된다. 반대로 '올드보이'들이 자연스럽게 물러나는 분위기도 형성될 수 있다. 이동희(1949년생) 대우인터내셔널 부회장이나 정동화(1951년생) 포스코건설 부회장 등은 회장 후보로도 거론돼 여러모로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크지만 급격한 변화보다는 단계적인 수순을 밟을 것"이라며 "권 회장이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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