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베버 獨분데스방크 총재 "최근 신용위기는 신종 뱅크런"

"중앙銀 규제 힘든 비은행부문서 발생"<br>금리인하 직접효과 적어 보다 신중해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서 비롯된 현재의 신용위기는 기존의 것과는 전혀 다른 ‘신종 뱅크 런’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이자 유럽중앙은행(ECB) 운영위원인 악셀 베버(사진)는 “현재의 금융 혼란은 전형적인 뱅크 런과 같은 양성을 보이지만 은행시스템 밖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뱅크 런과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웨버 총재의 이 같은 분석은 현재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용경색이 전통적인 뱅크 런으로 볼 수 있지만 혼란의 진원지가 은행권이 아닌 비은행권이라는 점에서 성질을 달리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19세기의 전형적인 뱅크 런에서는 예금자들이 신용위기가 발생되면 은행을 믿지 못하고 자신의 예금을 찾으러 한꺼번에 은행으로 몰려 들어 은행이 지급불능을 선언하고, 결국 예금자들도 자신의 예금을 찾지 못하게 된다. 웨버는 31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행한 연설에서 “과거 금융위기와 현재의 차이는 금융기관들이 중앙은행의 규제를 받는 은행권이 아니라 (중앙은행의 규제가 미치지 못하는 ) 일반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구조는 갑작스런 신용 상실의 위협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콘두이츠(conduits)’ 거래 등을 통해 단기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려 중장기 대출담보부증권(CLO)이나 부채담보부증권(CDO) 등에 투자한 금융기관들이 필연적으로 ‘만기 불일치 현상’에 직면할 수 밖에 없음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대부분의 콘듀이츠 거래가 은행들이 주도하며 많은 경우 위험성이 높은 자산을 장부에 올릴수 밖에 없는 경우가 생긴다”며 “이런 거래가 누적되면서 은행들은 결국 단기 자금시장에 압력을 가하면서 일정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린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웨버의 분석은 신용경색이 나타나는 비은행 부문에 곧바로 자금을 투입할 수 없어 결국 전반적인 통화정책을 완화해야 하는 중앙은행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나아가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그것이 은행권을 넘어 비은행권 전반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지에 대해 보다 신중해져야 한다는 의미로 이해될 수 있다. 그의 주장은 미국의 주택가격 하락에 직면해 FRB등 중앙은행이 신속하고 공격적인 통화정책을 구사해야 한다는 프레드릭 미시킨 FRB 이사의 주장에 뒤이어 나온 것으로 많은 참석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행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현재의 신용 위기는 은행의 지불능력 면에서 전반적인 문제는 없으며 단지 비은행부문에 대한 일시적인 유동성의 문제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시장은 분명 서브프라임 모기지 분야의 신용 상실에 과잉반응하고 있으므로 은행들이 중앙은행이 하지 못하는 비은행부문에 대한 유동성 공급 역할을 착실히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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