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명품 마케팅'의 귀재로 꼽히는 글로벌 화장품 업계 여성 임원을 전격 영입했다.
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3일 "최근 기아차 마케팅사업부장(상무)에 채양선(43) 전 프랑스 로레알그룹 본사 내 랑콤 부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에서 이종산업인 화장품 업계 임원을 영입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채 상무는 로레알그룹 프랑스 본사에서 초고속 승진으로 유명세를 탄 여성 경영진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업계에서는 기아차가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로레알그룹 본사에서 주요 브랜드의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끈 채 상무를 영입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그룹 내에서 현대차가 북미ㆍ유럽 및 신흥시장에서 독특한 마케팅과 성공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 데 반해 기아차는 내수시장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K7ㆍ쏘렌토Rㆍ스포티지R 등 신차 판매가 해외시장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기아차 역시 해외 마케팅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채 상무 영입은 이 같은 기아차의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 제고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채 상무는 해외 및 국내 마케팅을 총괄하는 마케팅사업부에서 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채 상무는 섬세하고 세련된 감각을 요구하는 명품 화장품 브랜드에서 갈고 닦은 '명품 마케팅' 기법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채 상무는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지난 1993년 프랑스 로레알그룹에 입사했다. 그는 랑콤ㆍ로레알파리 등의 마케팅을 담당하는 등 오랜 기간 프랑스 로레알 본사에서 일하다 1999~2003년까지 로레알코리아에서도 근무했다. 이후 다시 로레알 본사로 옮겨 40세에 랑콤 부사장으로 승진한 후 기아차로 옮기기 전까지 마케팅을 담당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