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기름 유출사고로 피해가 심각했던 태안에서의 갯벌참굴 수평망식 양식시범사업 행사장에 다녀왔다. 종전 굴양식은 종패 무더기를 바닷물에 담가 두거나 돌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해왔다. 새로운 수평망 방식은 조수간만에 따라 종묘를 바닷물과 햇빛에 번갈아 노출시켜 양식함으로써 훨씬 품질 좋은 굴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의 드넓은 황금갯벌을 친환경적으로 활용해 어가소득 증대는 물론 수출지향적인 새로운 수산업의 미래를 밝혀주는 계기를 마련했다. 최근 국제시장에서는 참치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한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최근 눈에 띄는 시장의 변화요인이 하나 있다. 중국인들이 참치를 맛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중국의 수산물 소비량은 지난 10년간 3배나 증가했다. 중국의 1인당 소비량이 1㎏씩만 늘어나도 130만톤의 추가소요가 발생하는 데 이는 우리가 연근해에서 잡는 연간 수산물 생산량을 뛰어넘는 막대한 양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수산물 수요에 대응할 분야로 양식산업을 꼽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식량산업이 수산양식이며 이를 '푸른 혁명(Blue Revolution)'으로 규정했다. 스마트폰과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부상을 예견했던 미국의 미래학자 윌리엄 하랄교수도 수산양식이 세계 주력산업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양식기술과 국토 면적당 양식생산량 세계 1위에 달하는 생산역량을 갖추고 있어 양식산업을 차세대 성장 산업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이에 정부는 세계시장이 빨리 성장하고 있고 종묘배양, 속성장 육종 등에서 기술적 강점을 갖춰가고 있는 갯벌참굴ㆍ해삼ㆍ전복ㆍ광어(넙치)ㆍ뱀장어 등 10개 품목을 수산물 수출 100억불 시대를 앞당기는 전략품목으로 집중 육성해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서는 신규 투자와 신기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자본과 기술, 인력이 양식 분야에 들어올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진입장벽을 대폭 낮춰 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갯벌은 어업인이 조개나 낙지를 단순히 채취하는 생계형 터전에 머물렀다. 그러나 앞으로는 갯벌참굴과 같이 신기술과 민간자본 그리고 도전정신이 어우러지는 환경친화적 양식산업 현장이 될 것이다. 높은 부가가치는 결국 기술력에서 나온다. 수산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기업ㆍ대학ㆍ연구기관간 클러스터를 구성해 체계적인 기초연구와 실용화 기술개발을 실행해나가도록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