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당혹해 하면서도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적인 조업을 이어갔다.
19일 개성공단기업협회 등에 따르면 이날 개성공단에 입주한 123개 기업은 조업 일시 중단 등의 조치 없이 정상적으로 생산 공장을 가동했다. 입주사인 한 휴대폰 부품 업체 관계자는 “이날 하루 공단을 왕래하는 물류 차량이 문제없이 운행됐다”며 “근로자들도 별다른 동요 없이 평소와 비슷한 상황이며, 통신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남측의 5.24 조치로 인한 남북 경색 국면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달 30%나 높은 생산증가율을 이어올 정도의 호황에 변화가 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감지됐다.
특히 당장 28일로 예정된 김 위원장의 장례식이 북한 공휴일(헌법절)인 27일과 이어지는 만큼 조업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대책을 강구하는 중이다.
개성공단에 입주한 한 정밀금속 업체 임원은 “일요일에도 300여명 정도가 공단 내 공장에서 특근을 했는데 평소와 다르지 않은 분위기라 (사망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혹시나 이후에라도 주재원들의 통행제한이 내려질 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장호선 로만손 전무도 “오전까지만 해도 대북 식량지원 문제가 논의되는 등 분위기가 좋았는데 상황이 급반전됐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많은 기업인들은 이번 사태가 향후 개성공단의 운영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분위기를 내비쳤다.
배해동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개성공단은 남북관계를 최악으로 몰고 갔던 천안함 사태도 무난히 넘긴 경험이 있다”며 “그런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개성공단대표자회의를 이끌고 있는 류동옥 대화연료펌프 대표도 “개성공단은 현재 북한 근로자만 4만8,000여명에 이를 만큼 그 규모가 상당해 쉽사리 손댈 수 없는 존재”라며 “단순히 경제적 수익 창출뿐만 아니라 남북경협과 한반도 긴장 완화의 균형자 역할을 하는 개성공단의 의미는 남북 모두가 잘 알고 있다”며 별다른 이상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주 기업들의 협의체인 개성공단기업협회측도 “아직 북측의 일방적인 발표만 나온 상황이라 불안해하는 기업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통일부의 정확한 지침이 나오면 기업들에게 전파하고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중앙회는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 입주 중소기업들이 동요없이 생산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