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일본은 없다

일본은 없다



○ 콩지에 9단 ● 이세돌 9단 (2010년 7월5일 도쿄) 후지쯔배의 결승은 단판승부로 치러진다. 5번기인 BC카드배나 3번기인 LG배보다 간단히 끝난다. 우승상금은 1,500만엔. 일본기원은 아직 후지쯔배의 규모를 키울 생각이 없다. 일본의 빅스리 국내기전과는 그 규모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기성전과 명인전과 본인방전은 모두가 7번기이며 우승상금은 각각 4,200만엔, 3,700만엔, 3,200만엔이다. 일본은 1997년에 고바야시 고이치가 우승을 차지한 이래 단 한번도 후지쯔배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그것이 후지쯔배의 규모를 키우지 않은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올해 역시 결승전은 한국기사와 중국기사의 결전장이 되었다. 일본은 4강에도 들지 못했다. 그러나 결승의 주역은 그 어느 때보다도 찬란했다. 세계랭킹 1위를 다투는 콩지에와 이세돌이 등장한 것이다. 이세돌의 흑번. 흑7의 좁은 중국식. 우상귀에 대한 걸침을 원천봉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렇게 되면 백이 작전의 기로에 먼저 서게 된다. 걸쳐만 놓고 손을 뺀 흑5를 어떤 식으로 공격하느냐가 문제인데 콩지에는 백8이라는 가장 얌전한 수를 선택했다. 참고도1의 백1로 협공하면 흑이 2에서 6으로 실리를 차지하여 쉽게 안정할 것이 뻔하므로 실전의 백8로 좀더 압박력을 높인 것이다. 이제는 백이 기로에 섰다. 흑 한 점을 살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데 그 방법이 별로 탐탁치가 않다. 가장 쉽게 안정하는 길은 참고도2의 흑1로 붙이고 흑3으로 이단 젖힘을 하는 것이지만 백이 4이하 12로 두어오면 어쩐지 꺼림칙하다. 이세돌은 흑11로 버리고 두는 길을 선택했고 콩지에는 군말없이 백12로 단속했다. 반상은 아직 잔잔하다. /노승일·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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