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QE3이후 핫머니 넘쳐나는 증시

외국인자금 2조9,000억 중<br>대부분이 단기 성향 유럽계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발표 이후 국내증시에 유입된 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단기 투자성향을 가진 '핫머니'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이후 국내증시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2조9,000억원에 이른다. 국가별로는 영국계 자금이 1조1,9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3,700억원)과 프랑스(3,600억원), 룩셈부르크(1,600억원), 싱가포르(1,600억원), 케이맨제도(1,500억원) 등의 순이었다.

문제는 이들 외국인 자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핫머니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단기투자 성향이 강한 유럽계 자금(2조800억원)에 조세회피지역인 케이맨의 자금을 합하면 모두 2조2,300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유입 자금의 76.9%에 달한다. 장기투자 성향을 가진 미국 자금은 전체의 12.7%에 그쳤다.


사정은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국가별 채권 순매수 규모는 프랑스가 4,400억원으로 가장 많고 미국(2,200억원), 노르웨이(1,300억원), 중국(1,3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관련기사



환차익을 이용해 짧은 시간에 수익을 내고 빠져나가는 핫머니가 많이 유입될 경우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물론 현재까지는 국가신용등급 상향 등으로 원화가 유로화에 비해 상대적인 강세를 보여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원화약세 전환 등 국내외 투자시장 내 환경이 변할 경우 외국계 자금 이탈로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룩셈부르크 등 조세회피지역 자금의 경우 헤지펀드에서 자금이 투자된다는 측면에서 짧은 기간 내 수익을 낸 뒤 일시에 빠져나가는 성향이 두드러진다"며 "특히 최근 원화가 유로화에 비해 상대적 강세를 보이면서 유럽계 캐리 트레이드 자금도 국내시장으로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환차익을 노리고 있다고 판단되는 만큼 이들 자금은 원화가 약세로 돌아선다면 다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며 "아직 증시거품까지 우려할 상황은 아니지만 국내증시 내 변동성 증가요인으로는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현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