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 '뜨거운 감자' 대운하 수면위로
반대여론 높아 밀어붙이기 부담정부주도보다 민간에 '공' 넘길듯
김상용 기자 kimi@sed.co.kr
18대 총선이 여당인 한나라당의 승리로 끝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논의도 수면 위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대운하는 새 정부나 여당에 ‘뜨거운 감자’였다. 시민단체는 물론 학계에서조차 운하 건설을 둘러싼 반대 여론이 확산되면서 자칫 총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부담 때문에 논의 자체를 회피해왔던 사안이다. 새 정부도 이 같은 점을 의식, 그동안 대운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해왔을 정도다.
정치권과 관가 안팎에서는 하지만 한나라당이 이번 총선을 통해 정국 주도권을 잡으면서 대운하 건설을 둘러싼 논의 역시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운하 건설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인 A사의 한 관계자는 “민간 차원에서 이르면 이달 말까지 사업성 검토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여 정부 차원에서도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단계부터 추진해온 전문가 토론회가 대운하 건설을 둘러싼 본격적인 논쟁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인수위는 대운하 관련 국내외 전문가 토론회를 총선 이후인 오는 5월 초에 개최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여대야소 정국에서도 여전히 부정적인 여론은 정부에 부담일 수밖에 없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계속된 시민단체와 학계의 대운하 반대 움직임이 최근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도 “현재로서는 대운하와 관련해 아직 어떤 것도 확정된 것이 없다”는 공식 입장에서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총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당장 밀어붙이기 식의 대운하 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대운하 사업 자체를 민간제안형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한 만큼 ‘공’을 민간업계에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대운하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대운하 건설 여부 못지않게 민간사업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수익보전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민간에 대한 수익보전 방안을 마련한다는 것 자체가 대운하의 경제성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민간 건설업체의 태스크포스(TF)팀이 늦어도 올 9월 이전에는 사업 제안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여 대운하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러나 민간업체에 대한 수익보전 방식과 기술적인 문제, 환경 부문의 쟁점 등을 둘러싸고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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