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고바야시류로 가고 있다

제4보(42~62)



백42의 갈라침은 늦출 수 없다. 흑이 우변에 한 수 더 못질을 하면 어마어마한 진영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흑43으로 다부지게 지킨 것은 글쎄 좀 좁지 않은가. "그렇지 않아요. 지금 다카오는 단단하고 맵게 두고 있는 겁니다. 일본바둑의 한 전형이었던 고바야시류가 느껴집니다."(윤현석) "고바야시류라면 고이치를 말하는 거겠지?"(필자) 고개를 끄덕이는 윤현석9단. 고바야시 고이치(小林光一)는 조치훈의 라이벌이었던 그 사람. 기타니 미노루의 딸 레이코의 남편이었던 그 기사. 지금 기성을 따낸 장쉬의 장인이다. 지하철바둑이라는 닉네임을 가졌다. 이길 수만 있다면 패망선이라는 2선을 태연히 기어가는 사람. 남의 평판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실리의 화신. 그의 길을 지금 후배인 다카오가 가고 있는 것이다. 흑43으로 달리 둔다면 참고도1의 흑1이다. 그것이면 백2 이하 흑7의 진행이 예상된다. 이 코스도 흑이 괜찮아 보이는데 다카오는 실전보의 흑43으로 지킨 것이다. 그의 머릿속에는 작전 지도가 이미 그려져 있었다. 백44로 벌리기를 기다려 흑45로 쳐들어간다는 작전이었다. 백46 이하 백60까지. 정석화된 수순이었다. 이 수순이 두어지기 전에 사이버오로의 해설자 옥득진5단은 이 수순을 소개하면서 말했다. "백은 두텁고 흑은 모양이 박약해서 잘 두어지지 않는 패턴입니다. 아마 흑은 이렇게는 두지 않을 겁니다."(옥득진) 그 예측은 빗나갔다. 다카오는 군말없이 이 수순을 밟았다. "으음. 역시 고바야시류를 태연히 펼치고 있군요. 일관성이 있네요."(윤현석) 흑61은 맥점. 참고도2의 흑1 이하 백8(이 그림은 옥득진5단이 사이버오로에 소개한 것)이라면 흑이 망한 그림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