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보기술(IT) 업계에 KT(옛 한국통신) 전성시대가 열렸다.
이석채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에 이어 최근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까지 가세하면서 IT 업계에 전현직 KT 최고경영자(CEO)의 파워가 더욱 막강해졌다.
이들의 공통점은 IT 업계는 물론 정관계에까지 두루 밝다는 것.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IT 정책을 총괄하는 장관(위원장)에 오른 것도 공통분모다. 이는 공기업이던 KT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덕분에 'KT를 떠나서도 수명이 길다'는 덕담까지 나온다.
행정고시 5회인 이계철 내정자의 경우 체신부∙정보통신부를 거쳐 KT 사장(1996~2000년)을 지냈다. KT가 민영화를 앞둔 시기 기틀을 닦는 데 기여했다. 지난 1996년 당시 이석채 정통부 장관이 부임했을 때 이계철 내정자는 차관으로 재직 중이었던 인연도 있다. 이상철 부회장은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10년 이상 KT에 몸담았고 KTF 사장(1996~2000년), KT 사장(2000~2001년)을 맡았다.
현직인 이석채 회장은 청와대 경제수석, 정통부 장관 등을 거쳐 2009년부터 KT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정통부 장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약 10년간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지만 KT 회장으로 '부활'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KT 회장직 이후의 활동에도 기대가 크다.
이 밖에 이용경 창조한국당 원내대표도 KT CEO 출신이다. AT&T 등 외국기업에서 근무하다 1991년 KT로 옮겼고 이상철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KTF 사장(2001~2002.7월), KT 사장(2002~2005년)을 지냈다. 민영화 1기 CEO로서 KT가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하는 데 공을 들였다. 국회 문화체육관관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 활약해 IT를 잘 아는 대표적인 국회의원으로 꼽힌다.
KT의 한 관계자는 이들에 대해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인터넷 강국'의 기틀을 잡은 분들"이라며 "IT가 국가의 기반산업이 되면서 이들의 전문가적인 식견과 안목을 필요로 하는 곳도 늘어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밖에 '예술인'으로 변신한 전직 KT CEO,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전직 KT 임원들도 눈길을 끈다. 이해욱 전 KT 사장은 1993년 은퇴 후 배우자와 함께 세계 192개국을 여행하고 사진전까지 열었다. 석호익 전 KT 부회장은 다가오는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며 서종렬 전 KT 미디어본부장은 현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으로서 우리나라의 사이버 보안과 인터넷 문화 업그레이드에 기여하고 있다. 노태석 전 KT 부회장의 경우 이달 초 마이스터고(특수목적고)인 서울로봇고 교장으로 임명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