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7월 15일] '6·11 미분양 대책' 보완책 절실

정부는 얼마 전 ‘6.11 지방 미분양대책’을 발표했다. 분양가를 10% 이상 인하하는 업체에 내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70%까지 10%포인트 더 높여주고 모기지보험을 확대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 밖에 취득ㆍ등록세 50% 감면, 일시적 1가구2주택자 인정기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 매입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혜택 확대 등을 담고 있는데 정작 주택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주택업계에서는 극도로 침체된 지방주택경기를 살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대책에는 주택시장 정상화에 가장 큰 걸림돌인 양도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 같은 핵심적인 내용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의 문제점은 우선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한 핵심 해결책이 빠져 있어 효과가 의문시된다는 것이다. 미분양대책의 혜택을 받기 위한 전제조건이 너무 많고 수도권 미분양주택 물량은 이미 2만여가구를 넘는데도 적용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또한 가장 중요한 1가구2주택자 양도세율 인하와 미분양주택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기간 연장 등 세제대책의 미흡으로 미분양 해소 효과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실효성 없는 대책에 따른 미분양 급증 등 역효과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즉 미분양 해소가 아니라 오히려 미분양을 양산하는 역기능을 유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6월12일 이후 발생하는 미분양 주택은 대책의 혜택을 받지 못해 신규 분양 아파트가 수요자에게 외면받아 오히려 미분양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취득·등록세 감면 적용 대상을 내년 6월까지 ‘취득’되는 주택으로 한정하고 있는데 내년 6월 말까지 소유권 이전 가능 여부를 실수요자 입장에서 예측하기 곤란하고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개정 시기와 내용에 따라 지역별로 취득·등록세 혜택 적용 범위와 시기가 달라져 형평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미분양 대책의 전제 조건인 자발적 분양가 인하가 어려다는 점도 간과하고 있다. 기분양자의 반발과 분양가 차액 반환 요구 때문에 현실적으로 자발적 인하는 곤란할 것이다. 더욱이 올해 들어 민간택지에서의 분양가상한제 시행과 고유가에 따른 원가 상승으로 사업자 부담이 가중하고 있어 분양가 10% 인하의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적용 대상 기준 시점 및 미분양 대상에 대한 해석상 논란 역시 분분하다. 취득ㆍ등록세 감면 적용 대상에 대해 부처 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방세 소관 부처인 행정안전부에서는 미분양 기준을 ‘취득’ 시점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 국토해양부의 ‘계약’ 시점과 이견을 보여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 이른 시일 내에 정책이 조율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할 때 지방주택시장의 유효수요를 진작할 수 있는 추가보완대책이 시급히 강구돼야 한다. 또한 대한주택공사가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과 같은 본연의 업무 외에 분양주택사업에 뛰어들어 민간주택시장을 잠식하는 것도 미분양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지방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서울ㆍ수도권 수요를 유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와 종부세 중과세 완화 등과 같이 서울 등 외지인들의 지방 주택구입을 지원하는 추가대책이 절실하다.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규제를 대폭적으로 완화해 미분양 해소 효과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결국 수도권 투자수요의 지방주택시장 유입이 지방미분양해소의 관건이며 핵심적인 해법일 수 밖에 없다고 본다. 따라서 미분양 해소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상 지역을 수도권까지 확대하여 수도권 내 미분양주택도 제한적 규제완화 대상으로 포함해야 한다. 또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투기과열지구까지 보다 더 완화하여 구매력을 확충해야 한다. 주택 관련 세제에 대해서도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인 고가주택기준을 지금의 6억원에서 9억∼1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지방 미분양주택 매입시 양도세 면제와 수도권 미분양주택 매입시 1가구2주택자 양도세 일반세율(50% → 9∼36%) 적용 등 추가적 조치가 뒤따라야 미분양의 검은 구름이 걷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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