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미 FTA] 국회 비준, 극심한 진통 겪을듯

한나라·우리 지도부 긍정 속 정파·의원간 찬반 격론 예상

숱한 논란과 우여곡절 끝에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정치권의 가장 민감한 이슈인 농업문제가 걸려 있어 국회 통과가 만만치 않은데다 통과하더라도 극심한 진통과 후유증이 예상된다. 정부는 협정문안에 대한 검토작업 등을 거쳐 오는 9월 정기국회 때 국회에 비준동의를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단 정치권의 전체적인 기류는 당장의 입장표명보다는 유보적인 신중론이 대세다. 양대 정당인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의 입장이 가장 큰 변수다. 재적의원 296명 가운데 과반인 149명의 찬성을 이끌기 위해서는 양대 정당의 대세가 찬성 쪽으로 기울어야 한다. 양당 지도부는 FTA 체결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해왔다는 점에서 비준동의에 찬성하는 쪽에 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 지도부와 달리 내부적으로 정파간ㆍ의원간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격론이 오가고 있어 비준동의안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또 FTA 비준을 위한 정기국회가 대선을 불과 3개월 정도 앞둔 시점이어서 자칫 국익보다는 선거의 유ㆍ불리에 따라 찬반이 갈릴 가능성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올해 대선과 내년 총선 이후까지 비준이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라당은 상대적으로 찬성입장이 강한 편이지만 농어촌 출신 의원들의 입장이 변수다. 이들은 정부가 농어업 분야의 대비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다며 그동안 FTA 체결에 반대입장을 보여왔다. 일각에서는 정당 구분 없이 최대 80여명의 농어촌 의원들이 반대표를 행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범여권의 사정은 한층 복잡하다. 민평련을 이끌고 있는 김근태 전 의장이 FTA 반대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정동영 전 의장도 협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피력한 것 등이 부담 요인이다. 김진표 우리당 정책위의장도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더라도 당론을 정하기가 쉽지 않고 결국 자유투표에 맡겨야 하지 않겠느냐”며 당론 채택에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여기에 민주노동당과 천정배 의원을 필두로 한 민생정치모임 소속의원 18명은 공개적으로 FTA 반대입장을 피력한데다 농촌 출신 의원들이 많은 민주당도 졸속 협상이라며 부정적 인식을 강하게 풍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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