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 내내 볼과 '눈싸움'을
鳥集者虛也 軍擾者將不重也 軍無懸缶不返其舍者窮寇也(조집자허야 군요자장부중야 군무현부불반기사자궁구야)
‘적진의 막사 위에 새떼가 모여 있다면 그 적진은 텅 빈 곳으로 병력이 없다는 징후이며, 적의 막사가 소란스러우면 그들을 지휘하는 장수에게 위엄이 없다는 말이 된다. 식후 취사도구를 버리고 막사에 돌아가지 않으면 절박한 상황에 몰려 도주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는 증거이다.’ 적에 대한 철저한 관찰의 중요성을 알리는 말로 출처는 행군(行軍)편이다.
골프에서 ‘십계명’이라 할 만한 사항들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하나가 바로 “볼에서 눈을 떼지 말라”는 것이다. “헤드 업 하지 마라” “볼을 끝까지 봐라”는 말은 아마도 골프가 시작될 때 같이 생겨났지 않았나 싶다.
스윙을 처음 배울 때 거리를 의식하다 보면 백스윙 때 힘껏 칠 요량으로 온몸에 잔뜩 힘을 준 채 클럽을 들어올리게 된다. 누구나 그러하기 때문에 ‘힘 빼는 데 3년’이라는 말도 태어나게 됐을 것이다. 백스윙 때 몸에 힘을 주면 양팔과 어깨를 거쳐 목덜미와 머리에 이어지는 근육에까지 힘이 들어가게 된다. 미스 샷이 나오는 근원 이유다.
백스윙을 하면서 볼을 두 눈으로 봐야 볼과 몸 사이의 정확한 거리감이 맞아 떨어져 정확한 히팅이 이뤄진다. 특히 몸에 힘을 주면 그 중요한 임팩트 순간에 고개를 들거나 눈을 질끈 감으면서 시각적 입력이 단절되고 만다. 전쟁에서 적의 동태를 예의 주시할 때처럼 스윙 과정 내내 잠시라도 볼에서 눈을 떼지 않아야 좋은 샷이 나온다.
가끔 볼에 눈을 하나 커다랗게 그려넣은 골퍼를 볼 수 있다. 그들은 볼에 그려진 눈과 자신의 눈이 마주보도록 해놓으면 훌륭한 샷이 나오기도 한다고 말한다. 라운드 중에도 항상 볼에 눈이 있다고 상상하고 ‘눈싸움’을 벌인다고 생각하면 좋은 스코어가 나올 것이다.
“볼에서 눈을 떼지 말라.” 가장 기초적인 것 같지만 백 가지 천 가지 기술보다 유익한 최고의 골프 금언이다.
/MBC-ESPN 해설위원
입력시간 : 2004-12-01 1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