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이 ‘아이디어’를 경영의 제일순위로 내걸었다. 이른바 ‘아이디어 경영’이다. 이 같은 전략에 따라 회사의 비전은 물론 신규 사업, 사원 인센티브, 회의 문화 등 사내 곳곳에서 창의(크리에이티브)를 부르짖고 있다. 제일기획은 15일 34주년 창립기념식을 갖고 ‘The Worldwide Idea Engineering Group’이라는 새 비전을 발표하면서 ‘아이디어 경영’을 선포했다. 제일기획의 새 비전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가치 창출의 실행력을 가진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그룹을 의미한다는 게 회사측 설명. 지난 2월초 취임한 신임 김낙회(사진) 사장은 이날 간담회를 갖고 “정보와 지식의 범용화로 ‘아이디어’가 기업의 강력한 경쟁력으로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아이디어 경제 시대를 맞아 제일기획 전 임직원이 ‘아이디어 엔지니어’가 돼야 한다는 뜻에서 새로운 비전을 세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특히 “관리주의 이미지가 강한 삼성그룹의 특성상 그동안 제일기획이 크리에이티브가 약하다는 안팎의 지적이 있어 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회사 환경도 바꿔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김 사장은 앞장서 ‘아이디어 전도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창립기념일인 이날 제일기획은 별도의 창립 기념 행사 대신 전 직원이 용산 CGV에서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를 관람했다. 영화 중간에 방영되는 이분짜리 CEO의 깜짝 CF가 창립기념사를 대신했다. 김 사장은 또 이메일 명함에 CEO 대신 ‘CIO(Chief Idea Officer)’라는 직함을 사용하고 스스로를 사장 대신 ‘프로’라고 부른다. 매월 초 ‘낙서(樂書)’라는 제목으로 모든 임직원에게 이메일로 메시지를 보내고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직원들과 스스럼없는 아이디어 교류를 지향하고 있다. 제일기획은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이달초 세계 최고 크리에이티브 회사인 ‘쥬피터(Jupiter)’와 제휴 의향서(LOI)를 체결, 특히 광고물 제작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해외 광고제에서 수상한 직원에게는 최고 1억원의 포상금 및 1년 발탁 인사라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김 사장은 “아이디어가 꿈틀거리는 인프라 및 문화가 바탕이 되면 외형은 저절로 커지기 마련”이라며 현재 글로벌 광고그룹 순위 16위를 오는 2010년 톱10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