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디자인이 뛰어난 중소기업을 찾아 국가브랜드와 연계해 세계에 적극 알리려고 합니다." 어윤대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해외에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우수기업을 적극 발굴해 이들의 브랜드 가치 제고를 돕고 이를 바탕으로 국가브랜드 향상까지 노리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브랜드 가치가 한단계 상승하면 부가가치를 10% 더 창출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 최근 한 강연에서는 선진국 브랜드와의 격차를 10%만 줄여도 국내 3대 기업의 영업이익과 동일한 가치를 얻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어 위원장은 "기업의 첨단기술과 디자인 능력을 강조하는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 앤 디자인 코리아(advanced technology and design Korea)'라는 슬로건을 내세울 계획"이라면서 "국가와 기업이 윈윈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어 위원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미국 미시건대 경영학 박사 출신으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고려대 총장 등을 지냈고 올해부터 국가브랜드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국가브랜드를 끌어올리는 일은 장기적인 안목과 체계적인 활동이 필요합니다. ▦'배려하고 사랑 받는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에 비전을 담았습니다. 대한민국의 실체를 높여 국가의 품격을 높이려면 많이 베풀어 남에게 사랑 받고 존경 받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국제사회 역할 제고, 글로벌 시민의식 함양, 다문화 포용 및 외국인 문화 이해, 문화ㆍ관광 매력도 증진, 첨단기술 및 제품 홍보 등 5대 역점 분야를 선정해 실행의 방향성을 잡았습니다. 수치에 연연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인 15위로 국가브랜드 순위를 올리는 게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의식 변화가 우선돼야 합니다. 특히 다문화를 포용하는 열린 마음을 갖고 사고를 국제화해야 해요. 국가브랜드위원회가 만들어진 것 자체가 새로운 시도이고 사고의 변화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최근 KOTRA 등의 조사에 따르면 해외 바이어들은 북한의 위협과 정치권 및 시위문화의 폭력성을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요 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 위원회의 견해도 KOTRA 조사 결과와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4월27일 미국 LA타임스와 인터뷰를 했는데요, 질문 중 대부분의 부정적 내용이 북한 문제와 폭력적인 정치문화ㆍ시위문화 등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과거에 비해 시위문화는 많이 개선됐다고 봅니다만 외국인의 시각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과 로켓 발사는 우리의 국가브랜드 제고 노력을 하루아침에 무효로 만들 정도의 부정적인 영향이 있습니다. 남북관계가 화해 무드로 반전하면 좋겠지만 정치적인 문제는 일단 논외로 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업들도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가브랜드 제고 노력 중 경제계와 함께할 수 있는 분야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지난 1950~1960년대 독일이 '저먼 엔지니어링(German Engineering)'이라는 슬로건으로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해 성공했듯이 우리도 우수한 기업 제품을 찾아 적극 홍보하고자 합니다. 세계시장 점유율이 1~3위 정도 되고 기술력과 디자인이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을 선정해 '어드밴스드 테크놀로지 앤 디자인 코리아'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홍보할 계획입니다. -삼성전자ㆍ현대자동차 등은 글로벌 톱100 브랜드에 진입했지만 다른 국내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가 아직 낮은 수준입니다. ▦삼성ㆍLG 제품이 세계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것은 기능과 디자인이라는 '실체'가 향상됐기 때문입니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실체를 높여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 투자를 높이고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기업의 브랜드 활동과 국가브랜드 활동을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이 있을 것 같습니다. "국가브랜드와 기업브랜드의 선순환 연결고리를 형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삼성ㆍLGㆍ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은 국가브랜드와 연결이 되지 않아 이들 기업이 대한민국 기업이라는 것을 모르는 외국인이 대부분입니다. 이들 기업과 대한민국의 연계는 대기업 입장에서는 '디마케팅(demarketing)'이 될 수 있으므로 정부는 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정책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어요. 그러나 중소기업은 메이드 인 코리아의 가치가 해외시장 진출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으므로 대한민국 브랜드와의 연계 강화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국가브랜드위원회의 활동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국가브랜드 개념을 '국격(國格)'으로 잡았습니다. 때문에 사업 범위가 매우 광범위한데 이 사업들만 잘돼도 국가브랜드는 크게 올라갈 것입니다. 앞으로는 특히 온라인을 많이 활용할 작정입니다. 해외 주요 16개국 매체에 블로그도 개설하고 질 높은 웹 콘텐츠를 발굴해 위원회 웹사이트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 밖에도 향후 국민과 외국인의 수요를 반영해 신규사업을 계속 발굴해나갈 예정입니다. 국가브랜드 향상을 위해서는 정부ㆍ기업ㆍ국민 모두가 노력해야 합니다.
세계 점유율 1위 中企제품 '히든 챔피언'으로 키운다 "앞으로는 동생 못지않은 형이 돼야 합니다."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은 삼성ㆍLGㆍ현대차 등 한국이 낳은 글로벌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브랜드보다 한참 앞서나가고 있는 현상에 대해 "공부 잘하는 동생이 공부 못하는 형을 둔 셈"이라고 비유했다. 그는 "공부 잘하는 동생이 공부 못하는 형을 굳이 '우리 형'이라고 알리고 다니겠느냐"면서 "때문에 어서 동생 못지않은 형이 돼야 하며 이후에는 형제가 함께 브랜드 가치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 위원장은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는 잘 몰라도 이탈리아나 스위스 제품이라고 하면 다 좋아하고 비싸도 사지 않느냐"면서 "이런 것이야말로 국가브랜드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발빠른 산업화가 세계인에게 먼저 어필한 만큼 산업 부문의 브랜드 가치가 국가브랜드보다 앞서나가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문화적 장점을 알려 대한민국이 세계인으로부터 사랑 받는 국가가 돼야 하고 이를 위해 글로벌 시민의식 함양, 다문화 포용 등의 의식 전환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어 위원장이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 즉 강한 중소기업을 시급히 세계에 알리려는 계획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글로벌 위기 속에서 한국경제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빨리 회복하고 있는 것은 우리 제품의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며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위인 제품이 120개 정도 되고 이들 중 상당수가 중소기업 제품인데 이를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2차대전 직후 영국 등 유럽인들이 독일 제품을 싸구려라고 인식했는데 독일이 '저먼 엔지니어링'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기술력을 홍보해 이를 극복했다"면서 "한국의 히든 챔피언을 알리고 이를 통해 국가의 실력을 함께 어필하는 독일식 어프로치 모델을 전략화하겠다"고 설명했다. 국가브랜드위원회는 우선 세계시장 점유율이 1~3위 정도 되고 기술력과 디자인이 뛰어난 중소기업 제품을 선정해 이들을 메이드 인 코리아의 대표상품으로 세계에 적극 알릴 계획이다. 이어 어 위원장은 "현재 널리 쓰고 있는 슬로건 '다이내믹 코리아' 이후 한국을 상징하는 슬로건으로 '미러큘러스 코리아(Miraculous Korea)'가 어떨까 싶다"는 아이디어도 소개했다. 한국이 이룬 경제 기적 등을 상징하는 한편 여러 가지 스토리를 소개할 수 있는 슬로건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조선산업 성공 스토리, 반도체 이야기, 월드컵 축구 4강 신화, TV시장 세계 제패 등의 기적이 이 슬로건에 모두 압축돼 있는 만큼 이 슬로건을 잘 알릴 수 있는 전략을 가다듬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