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광주 U대회 '알뜰 아이디어' 톡톡 튀네

기존 경기장 개보수 재활용하고 국제규격에 안맞는 3개만 신설

3000억 예산 절감·공사 진척 빨라

선수단 숙소는 주공아파트 재건축

대회 후 일반 공급… 미분양 부담 줄여

광주U대회 조직위가 선수단 등 숙소 마련을 위해 기존의 낡은 아파트를 도심 재건축을 통해 새롭게 개발한 가운데, 선수들이 묵을 아파트들이 78%의 공정률을 보이며 속속 들어서고 있다. /사진제공=광주광역시

대규모 국제대회를 치룬 후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는 재정부담 때문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분산개최 논란이 국내서도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 치뤄 질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광주 U대회)가 기존 경기장을 재활용하거나 기존 아파트를 선수단 숙소로 활용하는 등의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비용을 파격적으로 줄여 주목받고 있다.

15일 광주U대회 조직위 등에 따르면 내년 7월3일부터 14일까지 12일간 광주에서 열리는 제28회 하계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는 경기장 신규 건설 등으로 낭비되는 예산을 줄이기 위해 국내에선 드물게 기존 경기장 재활용 등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도입했다. 조직위는 대회에 필요한 경기장 시설은 70곳인데, 국제규격에 미흡한 경기장만 신설키로 했다. 나머지는 기존 시설을 개보수해 활용해 재정 부담을 크게 줄였다. 조직위 관계자는 "경기장, 훈련장 등 대회에 필요한 경기시설은 모두 70곳으로 광주 45곳, 전남 21곳, 전북 4곳"이라며 "국제 규격에만 맞으면 기존 경기장을 최대한 활용해 예산낭비를 줄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대회를 위해 신설되는 경기장은 수영장과 다목적체육관, 양궁장 등 3개다. 대회에 필요한 수십개의 경기장을 새로 만들려면 엄청난 재정투입이 불가피했겠지만, 조직위의 노력으로 3개 경기장 신설비용만 들어가 예산부담을 크게 줄였다는 평가다. 조직위 관계자는 "당초 4,683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개보수를 통한 기존 경기장 활용으로 투입비용을 1,400여억원으로 파격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경기장 재활용을 통해 최소 3,000억원 가까운 예산을 절약하게 된 것이다.


경기장 신설을 최소화해 집중하다 보니 보니 공사 진척도 빨리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착공한 수영장은 현재 공정률 77%를 보이고 있고, 다목적체육관은 75%, 양궁장은 39%의 공정률을 각각 보이고 있다. 신축경기장과 기존경기장 개보수는 모두 내년 3월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경기장을 짓게 되면 공정률이 뚝 떨어져 대회가 임박해서야 완공되는 등 부작용도 컸지만, 3개 경기장만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안전을 철처히 챙기면서도 공사 진척은 훨씬 빨라 질 수 있었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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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등이 묵을 숙소도 새로운 부지에 아파트촌을 세우는 게 아니라 도심 재건축 방식을 통해 해결해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이 방식은 기존 주공아파트 단지를 재건축해 선수단 숙소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대회가 끝나면 일반 분양을 하게 된다.

광주U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단과 국제기술임원, 운용요원 등은 1만4,000여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아파트를 건축하게 되면 가뜩이나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대회 후 미분양이 될 가능성이 높아 적자재정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조직위는 이들 선수단 등이 묵을 숙소 3,726가구 중 2,508가구를 도심의 기존아파트를 재건축해 선수촌으로 활용한 것이다.

광주U대회 조직위원회 김윤석 사무총장은 "광주유니버시아드는 일회성 스포츠대회가 아니라, 광주의 부족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지역발전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광주유니버시아드가 우리나라 스포츠사에 저비용 실용대회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장현 광주시장은 이날 시청 브리핑룸에서 '2015광주U대회 D-200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에 큰 부담을 안기지 않는 실용적인 대회를 만들어 적은 비용으로도 국제스포츠대회를 훌륭하게 성공시킨 대한민국 스포츠계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니버시아드는 전세계 대학 선수들이 참가하는 유일한 세계대학스포츠 축제로 이번 광주U대회는 170개국 2만여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막 하루 전인 7월 2일, 수구와 축구를 시작으로 12일간 광주, 전남, 전북의 경기장과 훈련장을 오가며 570개 경기가 펼쳐지고, 수구 결승전을 끝으로 폐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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