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1년6개월 뜬구름 잡다 무에서 유 창조했죠

SKT 'T전화' 좌충우돌 개발기

자주쓰는 연락처·목적지 등 한번에 알 수 있고 스팸 차단

전에 없던 통화 플랫폼 위해 구글 오픈소스부터 '열공' 경쟁사도 "잘 만들어" 호평

SK텔레콤의 'T전화' 개발을 담당했던 서민우(왼쪽부터)·박병철·정현호·임종혁 상품개발2팀 매니저들이 16일 한 자리에 모여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SK텔레콤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려다 보니 참고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어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게 이런 것인가 싶었죠."

SK텔레콤이 지난달 23일 선보인 'T전화' 를 개발한 상품개발팀 팀원들은 지난 1년6개월에 걸친 개발 과정에서의 긴장감을 이같이 전했다. T전화는 전화기 화면에 다이얼패드가 뜨지 않고 자주 통화하는 사람의 목록이 나타나는 차세대 통화 플랫폼이다. 114기능을 사용하면 찾고자 하는 주변 목적지와 연락처를 한 번에 알 수 있고, 스팸전화를 걸러주는 안심통화 기능도 탑재했다.


16일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만난 박병철(39)·정현호(36)·서민우(35)·임종혁(34) SK텔레콤 상품개발2팀 매니저들은 무엇보다 T전화 출시 후 사용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주 정식 출시 예정인 T전화가 기존 휴대전화의 통화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플랫폼을 담고 있어서다. 개발팀은 정보기술(IT)과 통신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10년 안팎의 중견 개발자 20명으로 구성됐다. 개발팀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통화 기능에 주목했다. 자주 통화하는 지인의 전화번호를 주소록에서 매번 찾거나, 음식점이나 영화관 등의 위치와 연락처를 컴퓨터나 노트북 등으로 따로 검색해야 하는 것이 과연 스마트폰 시대에 어울리는 사용자환경(UI)이냐는 의문이 T전화 탄생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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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과정의 어려움에 대해 박 매니저와 임 매니저는 "플랫폼 개발 권한이 제조사에 있는데다 애초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드는 과정이 마치 뜬구름을 잡는 것과 같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박 매니저는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개발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했다"며 "구글의 오픈소스를 분석해 통화 자체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부터 공부해야 했다"고 당시의 막막한 상황을 설명했다. 서 매니저는 "서로 다른 생각과 관점을 가진 제조업체와는 물론 개발팀 연구자들 간의 효율적 협업을 이뤄내기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T전화 공개 후 주변의 뜨거운 반응이 전달되자 T전화로 달라질 세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심지어 경쟁사 개발자들이 내용을 보고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해줘 많이 놀랐어요. 그 분들에게 칭찬을 듣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경쟁사 개발자의 칭찬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정 매니저는 "T전화를 본 지인의 첫 마디가 '우와'였다"며 당시의 흥분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서 매니저는 "출퇴근시 일반인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을 자주 보는데 불편을 감수하고 단순한 기능만 반복해 안타까웠다"며 "T전화로 편리하게 통화를 하고 무언가를 쉽게 찾는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지면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현재 내부 구성원 100명의 시범테스트단 피드백에 따라 출시 후 발생 가능성이 있는 불편 사항을 예측한 기능을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아직까지 각종 데이터베이스(DB)가 전국적인 수준이 안되는 만큼 지속적인 확충 작업으로 완벽한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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