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인들의 과도한 부채 비율이 향후 증시 거품 붕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 경제 전문 사이트인 CNN 머니는 최근 미국인들이 과거 호황기의 소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과도하게 빚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같은 부채를 전제로 한 미국인들의 소비 거품이 꺼질 경우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미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CNN 머니에 따르면 현재 미국인들의 가처분 자산 대비 개인 부채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비중은 각각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가구 당 자산 대비 부채 비율 역시 사상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어 최근 미국 부동산 가격 상승을 고려하더라도 과도한 비중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현상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개인 소비의 급격한 위축을 막기 위해 고안된 갖가지 정책들에서 비롯된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초저금리 정책은 금리와 연동된 모기지 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유지시키고 있다. 또 자동차 업체들은 최근 2년간 무이자 할부 정책을 실시, 미국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쉽게 빚을 얻을 수 있는 상황이다. 각종 금융 기관들의 신용 카드 발급 남발 역시 미국을 `할부 공화국`으로 만들고 있는 또 다른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자국 통화 절하 노력을 통해 미국인들에게 저렴한 제품을 공급해 온 중국과 일본 역시 미국인들의 활발한 소비를 부추긴 요소 중 하나다. 현재 미국인들의 소비는 전세계 GDP의 20%라는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이처럼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 많은 제품을 수입해서 소비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생기는 부작용은 경상적자 폭의 급격한 증가. 현재 미국의 경상적자는 GDP의 5%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미 정부는 일본과 중국 등에 통화 절상 압력을 가함으로써 미국인들의 소비 확대를 누그러뜨리려는 노력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 역시 빚을 전제로 한 소비패턴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인들의 부채 증가가 이어질 경우 이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FRB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게 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이는 침체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윤혜경 기자 l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