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춤추는 하마평, 절실한 경제 리더십


인사의 시절이다. 국무총리 지명과 함께 벌써부터 차기 경제부총리와 각 부처 장관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여전히 정치인 입각설과 함께 과거 대통령과의 인연 등을 근거로 하는 인사들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분위기다. 이른바 정치적 배려와 지역적 안배에 의해 자리에 오른 각 부처 수장들이 정권 눈치 보기에 급급해 결국은 '예스맨'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너무나 많이 봐왔음에도 분위기는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셈이다. 특히 경제부총리는 이런 배려와 안배에서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 시대가 바뀌었고 현 경제상황도 너무 엄중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후 민간소비는 꽁꽁 얼어붙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고 원화가치가 급격히 오르면서 불황형 흑자마저 위태롭다. 지방선거 후 정부가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지만 경기전망은 밝지 않다.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 중국 경기 등은 하반기 우리 경제의 성장 회복세를 더디게 하는 변수로 지목된다. 여기에 공공기관 정상화와 규제개혁, 쌀시장 개방,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등 과제도 산더미다. 최소한 경제팀만큼은 전문성이 최고의 가치가 돼야 하는 이유다. '경제 리더십'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에서 퍼즐 맞추듯 하는 개각은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청와대는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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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원로 경제학자는 "과거에는 정치력만 충분하면 경제팀을 이끌 수 있었지만 지금은 경제 규모가 커진데다 대내외 변수가 너무 많아 균형 잡힌 풍부한 경제적 지식 없이는 힘들다"며 "성장은 물론 분배의 큰 그림까지 그려가기 위해서는 때로는 청와대와 부딪치더라도 소신을 밀어붙일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세월호 참사 후 성장동력과 개혁동력 상실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기업인을 업어주고 시장에서 어묵을 먹는 쇼맨십이 아니라 냉철한 판단력으로 경제 전반을 두루 챙기는 능력자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망망대해에서 내수와 수출의 균형이 어그러질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대한민국호를 평형수로 균형을 잡아야 하는 것이 바로 2기 경제팀 수장이 할 일이다. 청와대 눈치만 보며 꼭두각시처럼 행동하는 이가 또다시 경제팀 수장에 자리하면 대한민국 경제도 세월호와 같이 침몰할 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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