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中 과열 지속… 경기운용 '딜레마'

5월 CPI 상승률 3.1% '19개월만에 최고'


중국 정부의 경기운용 딜레마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물가 급등을 우려할 정도로 경기과열 국면이 지속되고 있지만 초강도 부동산 경기 억제정책 등으로 경기가 이내 경착륙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1%로 지난 2008년 10월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올 들어 중국 남서부에서 몇 개월간 지속된 기상악화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식품 가격이 6.1% 오른 게 인플레이션 심화 요인으로 꼽혔다. 통계국은 의료비(3.2%), 부동산 임대료 등 주거비용(5%) 상승도 물가불안을 가져온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의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도 7.1%로 전월(6.8%)보다 0.3%포인트 올라갔다. 기업들이 시차를 두고 원료 구입비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밖에 없는 만큼 조만간 소비자물가 상승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강도 높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 추세도 지속되고 있다. 5월 전국 70개 중대형 도시의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2.4% 상승했다. 4월(12.8%)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아직 부동산 버블 우려를 씻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할 때 경기의 고삐를 더욱 죄는 것이 필요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등을 통해 본격적인 긴축조치에 나설 경우 부동산 가격 급락, 소비 급감 등으로 경착륙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베이징 등 대도시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 가격이 급락하고 있고 매수세도 찾아보기 어렵다. 박한진 KOTRA 중국지역본부 부장은 "경기과열 우려도 무시할 수 없지만 중국 정부가 4월부터 강력한 부동산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면서 주택거래가 크게 줄어들자 최근 들어 경기 경착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에서 벗어나 올 1ㆍ4분기 중 11%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한 데는 4조위안에 이르는 막대한 재정투자 자금이 인프라, 특히 주택시장에 대규모로 투입됐기 때문이다. 재정투자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며 산업생산•고용 등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경제의 부동산시장 의존도를 줄이면서 다른 산업 활성화 및 소비 확대가 필요하지만 이런 과제를 달성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정부가 본격적인 부동산 경기 안정화 조치를 취하자 미래 성장을 가늠해보는 지표인 고정자산투자와 현재의 실물경기를 가리키는 지표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5월 고정자산투자와 산업생산 증가율은 각각 25.9%와 16.5%로 전월의 26.1%와 18.8%에서 소폭 낮아졌다. 5월 중 수출이 50%가량 증가했지만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글로벌 경기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수출호조 현상이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기준금리 인상, 위안화 절상 등을 당분간 미루고 은행대출 및 지준율 조정 등 통화조절 등을 통해 경기 연착륙 시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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