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영국 총리로 물망에 오른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사진) 런던시장이 또다시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를 노골적으로 조롱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올랑드 정부가 인도의 철강그룹 아르셀로미탈에 대해 자국 내 공장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지 않으면 국유화하겠다고 압박하자 프랑스혁명을 들먹이며 좌편향을 비하하고 나선 것이다.
인도 뭄바이를 사흘째 방문 중인 존슨 시장은 27일(현지시간) 현지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파리에 상퀼로트가 또다시 나타났다"며 "친구들이여, 런던으로 오라(Venez a Londres, mes amis!)"고 주장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상퀼로트란 프랑스혁명 때 자코뱅당의 지휘를 받던 급진좌익 혁명계급인 노동자층을 의미한다.
아르셀로미탈은 지난 9월 프랑스 서부 철강 생산지인 플로랑주의 용광로 두 곳을 폐쇄하고 629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혀 프랑스 정부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상황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락슈미 미탈 아르셀로미탈 회장과 엘리제궁에서 회동을 갖고 공장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국유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르노 몽트부르 산업부 장관도 26일 "프랑스를 존중하지 않으려면 떠나라"고 막말을 퍼부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존슨 시장은 "프랑스가 미탈을 이런 식으로 취급하는 데 놀랐다"며 "올랑드 정부가 보내는 사형수 호송차를 기다리지 말고 프랑스를 빠져나오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존슨 시장이 프랑스를 비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랑드의 '부유세' 도입 방침에 프랑스 재계가 반발하자 그는 "영국으로 오라"고 응수했다. 존슨은 지난달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보수당 전당대회 연설에서도 "프랑스혁명 이후 프랑스에서 이런 독재는 없었다"며 "재능 있는 프랑스인이 런던에 오는 것을 매우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절세를 목적으로 벨기에 국적을 취득해 프랑스에서 비난이 빗발쳤던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 회장에게 영국 외무부가 명예기사 작위를 주기로 해 프랑스의 반발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