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그리스 연정 구성 실패… 재총선 치르나

시리자·공산당 등 참여 거부


유럽의 화약고로 재등장한 그리스가 총선을 다시 치르면서 구제금융을 받지 못해 국가부도(디폴트) 위기로 내몰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총선에서 제1당을 차지한 신민당은 7일(현지시간)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데 실패해 연정 구성 권한을 제2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당)에 넘겼다. 연정의 유력한 총리 후보였던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당수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지만 결국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고 이날 밝혔다.


전체 300석인 그리스 의회에서 연립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151명의 지지를 끌어모아야 한다. 108석의 의석을 확보한 신민당 입장에서는 43석이 추가로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52석의 시리자당이나 그리스독립당(33석), 공산당(26당), 황금새벽당(21당), 좌파민주당(19석) 등은 모두 긴축 반대를 내세우며 연정 참여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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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긴축을 지지하는 제3당인 사회당의 의석 수는 41석에 불과해 신민당과 사회당을 합쳐도(149석) 과반에 2석이 부족하다. 2석 부재(不在)의 여파는 그리스를 혼란 속으로 밀어넣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7일까지 새 정부가 꾸려지지 않으면 그리스는 재총선을 치러야 한다. 그리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 경우 한 달 뒤인 6월17일에 선거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그리스의 곳간이 이미 텅텅 비어 있다는 점이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리스 의회가 이달 안에 115억유로 규모의 추가 중기 긴축안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구제금융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그리스인의 연금과 공무원 월급은 물론 국가 채무도 상환할 수 없어 또다시 국가부도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루카스 파파데모스 그리스 총리는 "지금까지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지 말아달라"고 이날 정치권을 상대로 호소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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