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최근 아파트 경매에서 실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2일 경매정보전문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5월 초 7억8,050만원에 낙찰된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77㎡의 경우 같은 달 18일 7억8,000만원에 일반 매매거래가 이뤄졌다. 경매낙찰가와 시세가 역전된 것이다.
개포동 주공1단지 42㎡도 5월 6억3,600만원에 낙찰됐지만 다음달인 6월에 일반 매매에서 6억원에 거래됐다. 불과 한 달 새 실거래가가 경매낙찰가를 앞지른 것이다.
이 같은 시세-낙찰가 역전 현상은 수요자들이 경매시장에 몰리고 있지만 실제 일반 매매거래가 뜸하다 보니 정확한 시세파악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강남권 재건축단지의 경우 단기간에 큰 폭의 가격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실제로 국토해양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최저 8억8,000만원이었던 대치동 은마 77㎡ 실거래가가 5월에는 7억8,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이 아파트 84㎡도 같은 기간 10억6,000만원에서 9억2,800만원으로 1억3,200만원이나 급락했다. 개포동 주공1단지 42㎡의 경우 지난해 말 이후 6개월간 실거래가가 1억원 하락하기도 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장은 "경매낙찰가가 시세보다 당연히 쌀 것이라는 생각에 실거래가를 확인해보지 않고 응찰가를 내게 되면 자칫 높은 가격에 낙찰 받을 수 있다"며 "특히 요즘 같은 가격 하락기에는 실제 거래가격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