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우리銀 지점장 전결권 확대… 은행 금리경쟁 불 지핀다

창구 직원 인센티브도 늘려 영업강화 본격나서<br>他은행 "일단 지켜보고 반응 좋을땐 도입할 것"

'은행 금리경쟁이 시작되나.' 우리은행이 지점장의 금리결정 재량권을 확대한다. 또 창구직원의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 영업강화를 위한 금리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은행 간 금리경쟁이 본격화되면 지점장이 전결할 수 있는 우대 금리폭이 커져 중소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서민금융지원의 숨통을 트일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반면 대출의 부실화 등 시장 과열 경쟁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고객과 현장 영업 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기존 사업부서의 금리결정권을 영업점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우량고객 유치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행장은 이날 월례조회인 '최고경영자(CEO) 경영 포커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고 "올해 새로운 전진을 위한 경영 혁신 추진방안으로 영업과 조직, 인사·연수, 신성장동력, 기업문화 등 5개 부문의 10개 방안을 제시한다"며 영업 현장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임직원들에게 전달했다. 이 행장의 이번 발언은 일선 지점장들의 권한을 강화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유연한 가격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우리은행은 지점장이 전결금리를 초과하는 특별 우대금리를 제공할 때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점 승인을 거치지 않고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는 "취임 이후 영업 및 경영전반에 걸쳐 불필요한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폈다"며 "금리결정권을 영업점에 넘기겠다고 밝힌 것은 금리경쟁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영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사업 프로세스를 줄여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지점장이 중소기업이나 개인에게 대출금리를 낮춰주고 예금금리를 더 얹어주는 우대금리 제공의 권한을 주기 위해서는 본점에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시간도 오래 걸리는 등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방침에 대해 다른 경쟁은행들도 신경을 곤두세우며 추이를 지켜본 후 도입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의 이번 결정이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실적으로까지 연결된다면 상대은행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한 금리경쟁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본점 심사를 받기는 해야 하지만 현재 지점장은 대출과 예금금리를 모두 포함해 고시금리까지 낮출 수 있다"며 "우리은행은 승인과정 중 본점 심사 과정을 없애고 지점장의 전결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일단 우리은행의 시도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면 도입을 적극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한 지점장은 "각 은행의 지점장들이 올 초부터 우량고객을 잡으려고 혈안이 돼 있다"며 "결국 시장에서의 승패는 어느 은행의 지점장이 얼마나 신속하게 우대 금리폭을 정해 고객들에게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이 같은 은행들의 금리경쟁 시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지점장 전결권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구사하면 지난 2~3년간 꾸준히 줄여온 내부 부실이 다시 확대될 수 있어 염려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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