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2일 이후 거래가 정지된 중국고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예탁증서(KDR)를 싱가포르 원주(原株)로 대거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고섬은 지난 1일 장 종료 후 공시를 통해 지난 한 달 간 KDR 40만2,500주가 싱가포르 원주로 전환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오히려 싱가포르에서 KDR로 전환되는 물량이 더 많았음을 감안하면 중국고섬의 상장 운명이 결정되는 6월이 가까워지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대형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중국고섬이 국내에서 상장폐지 될 수도 있다는 소문이 여기저기서 돌면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겠느냐”고 귀띔했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오는 6월 30일 주주총회를 열 계획인 중국고섬은 6월 17일까지 사업보고서를 내야 한다. 미제출시에는 형식적 요건으로 자동 퇴출된다. 하지만 싱가포르거래소는 상장유지에 필요한 조건 중 감사보고서와 관련된 내용이 없어 KDR이 상장폐지 되더라도 원주는 ‘생존’할 확률이 더 크다.
하지만 이번 해지 규모가 적기 때문에 과도한 해석을 경계하는 분석도 있다. 대형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상장시 KDR 물량이 3,000만주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해지 규모(40만주)는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 큰 의미를 부여하기가 어렵다”며 “어차피 원주로 바꾼다고 해도 싱가포르에서도 거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사태가 일단락 된 후 전환해도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고섬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중국의 섬유업체로 싱가포르에 1차 상장 후 지난 1월 우리나라에 2차 상장 했다. 이 회사는 자회사의 예금 투명성에 문제가 생겨 지난 3월 22일 이후 거래가 정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