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日 대학 저력은… 교수 은퇴때까지 한가지 연구 매달려

[경제 百年大計 교육에서 찾는다] 2부. 선진교육 현장을 가다 <9> 사회와 소통하는 日 교육<br>'대학교육 실험' 호쿠리쿠大 첨단 연구등에 막대한 투자<br>전 교직원에 연구환경 보장

"일본에서는 교수가 은퇴할 때까지 한 연구만 합니다. 제자도 마찬가지죠. 수십 년 매달려야 노벨상이 나올 터전을 만들 수 있는 겁니다" 호쿠리쿠 첨단 대학원 대학 정보과학연구과에서 로봇공학을 연구중인 정낙영 준교수. 그는 일본 대학의 저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일본 중북부 이시가와현 노미(能美)시에 있는 호쿠리쿠 첨단 대학원 대학은 일본이 대학교육의 실험을 위해 1999년 만든 파일럿(시험) 대학이다. 일본이 미국과 유럽의 기술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반성에서 출발해 첨단 연구, 인문ㆍ자연 융합 교육에 막대한 투자를 토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연구 중심을 표방하는 호쿠리쿠 대학은 모든 교직원이 연구에만 몰두하는 환경을 보장 받는다. 직급은 정교수, 준교수, 조교 순으로 내려가는 데 한국 대학처럼 조교가 교수에 종속되지 않는다. 가장 직급이 낮은 조교도 학생을 한 명도 가르치지 않아도 1년에 기본 연구비 2,000만원을 받는다. 물론 대부분의 교수는 산학연을 통해 추가 연구비를 조달한다. 산학연을 위한 연구 개발(R&D)은 일본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호쿠리쿠 대학은 일본의 다른 대학에 비해서도 산학연이 활발하다. 각 교수마다 자신의 연구 성과를 홍보하는 홍보물을 매달 내고, 학교는 기업과 교수의 수요를 맞춰주는 역할을 한다. 일본에서 산학연은 국가가 주도해 3년 이상 기간을 두고 예산을 들이는 프로젝트인 경우가 많다. 경쟁 관계에 있는 여러 기업도 함께 참여하는 일이 낯설지 않다. 특히 기초 기술에서 제품 상용화까지 전 과정에 대학이 참여하도록 독려한다. 호쿠리쿠 대학 역시 도시바 미쯔비시와 함께 16억엔 규모의 국가 프로젝트를 참여중이다. 삼성정밀화학과도 수년째 산학연을 이어오고 있다. 호쿠리쿠 대학은 사회인을 대상으로 인문계와 자연계를 융합한'지식과학연구'과정을 호쿠리쿠와 도쿄에서 운영하고 있다. 현장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데 창조력이 더해진다는 게 대학 측의 설명이다. 지식연구과 스스무 쿠니후지 교수는"일본 산업구조는 데이터 창조와 보급이 전체 67%를 차지한다"면서"지식산업사회에 현장에 도움되는 방법과 노하우를 가르치려 한다"고 말했다. 주로 서비스 계열 회사나 이공계 출신이면서 임원을 꿈꾸는 직장인이 다닌다고 한다. 일본 직장인들도 한국처럼 한 때 경영대학원(MBA) 붐이 일었다. 그러나 대부분 우수인재였던 직장인이 해외 MBA졸업 후 회사를 나가버리는 경우가 발생했다. 스스무 교수는"현재 있는 직장에서 관리직으로 오르고 싶은 사람을 대상으로 인문계와 자연계 양날을 쓸 수 있게 함으로써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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