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25일 취임식 직후 바로 청와대에 들어가 고건 총리 임명동의 요청서에 서명하고 청와대 보좌진에 대한 임명장 수여 등 현안업무를 처리한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한일정상회담을 갖는 등 `취임외교`에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취임 첫날 행사의 절반 가까이를 미ㆍ일ㆍ중ㆍ러 등 한반도 주변 주요 4국의 고위급 외교사절과의 면담에 할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원칙을 재차 강조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외교노력에 주력했다.
노 대통령은 일본 현직 총리로는 네번째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고이즈미 총리와 취임식 직후 첫번째 한ㆍ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한ㆍ일 공조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또 북핵 사태 해법의 키를 쥐고 있는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만나 유엔차원의 대북제재 논의는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우려가 있으며 조속한 사태해결을 위해 미국이 다자 차원의 북핵논의와는 별도로 북ㆍ미 양자대화를 재개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외에그동안 한ㆍ미 양국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한ㆍ미 동맹관계 재조정 문제에 대한 의견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ㆍ일과의 북핵조율에 이어 노 대통령은 중국 외교정책을 진두 지휘하고 있는 첸지천 중국 부총리 등 중국대표단과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의 예방을 받고 북핵사태 유엔 안보리 논의에 대한 양국의 입장 및 향후 해결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편 노대통령은 이날 저녁엔 국회서 열린 취임 경축연회에 참석한뒤 청와대 영빈관으로 3부 요인과 정당대표, 주한 외교단장 등을 초청해 만찬행사를 갖는 것으로 첫날 공식일정을 마감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새 정부 조각인선을 마무리짓기 위해 고건 총리와 청와대 집무실에서 밤늦게까지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 대통령은 취임 이틀날인 26일에는 유럽연합(EU)을 대표해 참석한 EU 의장국 그리스의 타소스 야니치스 교체외무장관 및 호주의 알렉산더 다우너 외무장관 등을 만나고 나카소네, 모리 전 일본 총리, 폰 바이체커 전 독일대통령 면담 등의 바쁜 일정을 보내게 된다.
<김민열기자 my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