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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향기] <81> 덕수궁


원래 이름은 경운궁(慶運宮)이었는데 1907년 고종이 아들 순종에게 양위를 한 뒤 이곳에 계속 살면서 덕수궁(德壽宮)으로 바꿨다. '덕을 누리며 오래 살라'는 의미였지만 역사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서울에 소재한 많은 궁궐 중 하나일 뿐이었던 덕수궁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것은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아관파천)했던 고종이 1년 만인 1897년에 이곳 덕수궁으로 거처를 옮기면서다. 고종은 1919년 죽을 때까지 이곳에 머무른다. 그 사이 대한제국 선포, 러일전쟁, 을사늑약, 경술국치 등 근대사의 모든 사건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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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은 다른 궁궐로 옮기는 것을 거부하고 덕수궁을 고집했다고 하는데 이는 인근 정동에 산재한 서양 공사관들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일본의 압력을 피하는 길을 또 다른 외세에의 의존에서 찾은 셈이다. 덕수궁은 석조전·정관헌 등 서양식 건물도 들어서면서 고유한 궁궐의 양식과는 모습을 달리하게 된다. 사진은 석조전 전경이다. 1910년 건립됐다. 건물 벽면에는 '대한제국역사관 개관'이라는 플래카드가 휘날리고 있다.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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