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연금 줄어들기 전에… 지자체 공무원 명퇴 바람

"연금 개정땐 수령액 20% 줄어"

정년 10년 이상 남아도 짐싸

관피아 논란에 사기도 떨어져

전국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명예퇴직이 줄을 잇고 있다. 정부가 공무원 연금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무원들이 한 발 먼저 짐을 싸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도에 명예퇴직 신청을 한 공무원은 3급 이상 5명을 포함해 모두 27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년 동안 명예퇴직한 전체 인원과 똑같은 것이다.


특히 이달 말에 명예퇴직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도청 공무원도 4급 3명, 5급 3명, 6급 이하 3명 등 9명에 달해 올해 상반기에만 모두 36명의 공무원이 공직을 떠난다.

명예퇴직공무원이 크게 늘면서 올해 책정해둔 명예퇴직금 예산 17억원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13억원을 소진해 4억원만 남아 있다.


예전에는 정년을 2~3년 남겨 놓고 명예퇴직을 했으나 정년이 10년 이상 남겨둔 공무원도 명예퇴직을 신청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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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는 앞으로 명예퇴직자 늘어나는 추이를 보면서 추경에 예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대구시는 올 6월 현재 4급 5명, 5급 8명, 6급 이하 2명 등 15명이 명예퇴직을 하고 공직을 떠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명예퇴직자 7명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인천시도 올 6월 현재 20명이 명예퇴직으로 공직을 떠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8명 보다 늘었다.

도는 일선 공무원들이 '공무원 연금 개정'을 정설로 받아들여 명예퇴직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가 아직 공무원 연금 계획안을 확정 짓지 않았지만, 공직사회에서는 벌써 연금수령 시기가 1년가량 늦춰질 것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수령액도 20%가량 삭감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정년을 얼마 남지 않은 공무원뿐만 아니라 정년 5~10년 사이를 남겨놓은 공무원들도 명예퇴직을 고민하고 있다. 대구시도 올들어 15명이 명퇴를 신청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명)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수치고 대전시 공무원들도 올들어 모두 13명이 명퇴를 신청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도청 공무원 A씨는 "정년을 10년가량 남겨 놓았지만, 공무원 연금이 바뀌기 전에 명예퇴직을 신청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무원 연금 개정 이외에도 최근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라는 말이 등장하면서 마치 공무원들을 범죄 집단처럼 생각하는 사회적 시선도 공무원의 명예퇴직을 부추기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공무원 연금 개정에 대한 우려 때문에 공무원들이 명예퇴직을 서둘러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게다가 세월호 참사로 공직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좋지 않아 공무원들의 사기가 많이 저하되고 있는 것도 공직생활에 대한 미련을 버리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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