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달러貨 추락 끝이 안보인다

달러가치가 유로화 대비 4년래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30일 도쿄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1.1126을 기록, 1999년 2월 이래 처음으로 유로당 달러화 가치가 1.10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최근 소비자신뢰지수의 호전 등 긍정적인 뉴스들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 미국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들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의 대규모 경상적자와 재정 적자, 이른바 쌍둥이 적자가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엄청난 적자를 메꾸기 위해서는 하루 15억 달러의 돈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최근의 미국 경제 성장 속도로는 현상 유지도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경상적자는 1,369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드니 소재 외환거래 업체 AMP글로벌의 크리스 룽은 “미 경상수지의 커다란 `구멍`을 메꾸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을 끌어들여야 하며 경제 성장 속도가 좀더 빨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미국 경상수지 적자 확대로 향후에도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연말까지 유로/달러 환율이 1.15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라크전 수행과 감세 정책 조기 실시 등으로 대폭 늘어난 미국의 재정 적자역시 달러 추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골드만 삭스는 올 회계연도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가 4,2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재정적자가 이보다 더욱 늘어날 경우 미 정부의 국채 발행 증가-)시중 자금 국채 시장으로 이동-) 미 증시 타격 -)달러 약세 가속화라는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게다가 이번 주 발표 예정인 각종 지표 전망은 매우 어둡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4월 실업률이 8년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산업의 근간, 제조업의 활동 정도를 보여주는 ISM지수는 50미만으로 여전히 위축된 상태를 나타낼 것이라는 게 이들의 예측. 다만 최근 일본 경제역시 미국 못지않은 심각한 상황이어서 엔화 대비 달러 가치의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달러 약세(엔화 강세)로 일본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하자 일본 정부가 적극적인 엔화 약세 유도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날 미조구치 젬베이 일본 재무성 차관은 “환율이 급격한 변동을 보일 경우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강력한 개입의지를 재차 밝혔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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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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