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D램 반도체 3위인 일본의 엘피다가 재고증가와 실적악화에 따라 감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글로벌 1, 2위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감산은 없다"며 이번 기회를 활용해 격차를 더욱 벌려나갈 계획이다. 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엘피다가 2년 만에 D램 감산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감산량이나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황악화로 국내외 공장에서 채산성이 낮은 제품 위주로 생산량 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엘피다가 지난 2008년 9월 중순부터 약 반년간 전체 생산능력의 10%에 해당하는 물량을 감산했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엘피다가 감산에 나선 것은 경기둔화에 따른 PC 판매둔화와 D램 가격하락이 수익성 악화를 초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1일 발표된 분기실적 가이던스를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분기에 비해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50%가량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전분기 25%에서 이번 분기에는 15%대로 추락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엘피다의 현 사업구조를 보면 업황 불투명, D램 가격하락 등으로 생산물량을 늘리면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 있는 구조"라며 "이 같은 점이 감산결정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업황 불황은 예상되지만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며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엘피다와 삼성전자는 사업구조 등이 확연히 다르다"며 "경기둔화를 견뎌낼 수 있는 체력을 이미 비축한 상태"라고 전했다. 하이닉스 관계자 역시 "40나노 D램 생산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 없는 기술을 우리 한국 반도체 업체가 갖고 있다"며 "당초 계획대로 투자와 생산을 진행해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