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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이 국내 화장품 업계의 구원 투수로 떠올랐다.
방문판매와 백화점 등 전통적인 유통 채널에서의 실적이 시들한 반면 한류를 업은 면세시장은 해마다 영향력을 확대함에 따라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올해 면세점 마케팅에 올인한다는 계획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면세점이 화장품 업계 불황의 타개책으로 떠오른 것은 다른 분야에 비해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률 때문이다. 과거 매출과 이익 부문에서 효자 역할을 하던 방문판매 채널이 역신장을 하고 있는데다 백화점 매출 역시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이 전년 대비 31% 증가한 3,185억원을 기록했으며 LG생활건강 역시 2년 연속 30%대 매출 신장률을 이어오며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23% 매출이 늘었다.
국내 면세점 규모는 지난해 6조3,000억원으로 전세계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이중 화장품 및 향수 등 뷰티관련 상품 매출은 30%에 달한다. 최근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올 한 해 증가세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여 화장품업계는 올해 면세점 매출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국내 화장품 쌍두마차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불황 극복을 위해 올해 외국인 고객 '맞춤형 프로모션'과 '면세점 전용상품' 등을 내세우는 전략을 세웠다. 그 일환으로 우선 춘절 기간인 지난 달 31일부터 2월 초까지 우리나라 면세 매장을 찾은 관광객들에 초점을 맞춘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춘절 기간을 겨냥, 설화수와 라네즈, 헤라 등의 국내 면세 매장에서 미화 350달러 이상 구매한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말의 해에 대박이 터진다'는 글귀가 쓰인 전용 복주머니를 준비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앞으로 꾸준히 외국 고객의 선호도가 높은 면세 전용상품을 적극 개발하는 동시에 춘절이나 골든위크, 국경절 등 해외 고객의 방문이 급증하는 연휴 시즌에 맞춤형 프로모션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숫자 '8'을 활용한 마케팅을 펼쳤다. 한방화장품 '후'는 면세점 전용 선물 세트(후 천기단 화현 6종)를 880달러에 판매했고, 오휘는 '더퍼스트 제너츄어' 제품을 기존 77ml 용량에서 11ml를 더한 88ml 한정판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토팜과 스킨79 등 후발주자들도 외국인을 타깃으로 한 면세점 시장에 도전장을 내면서 매출 확대와 인지도 상승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민감 스킨케어 브랜드 아토팜은 이날 롯데면세점 잠실점과 롯데인터넷면세점에 입점하며 면세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이를 기념해 우수 상품평을 남긴 5명에게는 MLE크림과MLE페이스 크림 정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펼치고 있다. BB크림으로 유명한 스킨79 역시 지난달 신라면세점 장충점에 들어가며 면세 매장을 6개로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