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선진 산업기술체헙관] <1> 산업기술은 국가의 경쟁력이자 미래

[선진 산업기술체헙관] <1> 산업기술은 국가의 경쟁력이자 미래<br>직접 보고 만지는 체험 통해 기술마인드 생활화·경쟁력 제고<br>인재 양성·문화산업 동반발전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거둬




산업기술체험관은 우수한 산업기술 인력 양성, 국가경쟁력 제고, 문화사업 동반발전, 그리고 지역경제 활성화 등 1석4조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고부가가치 아이템이다.


김용근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

최근 선진국들은 산업기술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제성장의 추진동력인 산업기술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10~20년 후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과거 10년 또는 5년 주기로 바뀌던 산업기술은 이제 분기별로 진화하고 있다. 한순간의 방심이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ㆍ일본ㆍ유럽 등 산업기술 강국들은 물론 우리나라와 코앞에서 경쟁하는 중국과 대만 역시 산업기술 육성에 '올인'하고 있다. 실제 중국은 자국 시장을 내주는 대신 산업기술을 얻는 시장환기술(市場換技術) 전략에서 스스로 산업기술을 개발하는 자주창신(自主創新) 전략으로 전환했다. 대만은 반도체ㆍ디스플레이ㆍ콘텐츠ㆍ바이오 등 4개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이조쌍성(二兆雙星) 전략을 밀어붙이고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콘텐츠와 바이오에 각각 1조 대만달러(약 40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것. 우리나라는 50여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세계 10위권의 경제강국을 이뤄냈다. 전세계 교과서에 '한강의 기적'이 등장하고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우리나라를 산업발전의 역할 모델로 삼고 있다.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한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외적 시각과 달리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를 '한때의 추억'으로 묻어놓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 등 성장세대는 이 같은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제발전의 첨병이었던 산업기술 인력은 이제 별 볼일 없는 직업의 소유자로 전락했으며 이공계 기피현상은 이제 뉴스거리도 안 되는 시대가 됐다. 산업기술 마인드의 생활화 우리나라는 물론 모든 국가의 경쟁력은 우수한 산업기술 인력이 창출해낸 유무형의 지적재산에 의존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산업기술에 우리 미래가 달렸다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의 국내상황은 산업기술 또는 산업기술 문화의 공백기라고 할 만큼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결코 한순간의 사회현상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산업기술 강국으로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는커녕 후발주자들의 추월을 두 눈 뜨고 지켜봐야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미국ㆍ일본ㆍ유럽 등 선진 산업기술 강국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이들은 기본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산업기술에 대한 국민들의 친화적 마인드 제고가 바로 그것. 언뜻 모호한 개념처럼 들리지만 이를 구현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자신들이 탄생시킨 혁신적 산업기술을 널리 알리고 국민들이 그 결과물인 제품을 직접 만지며 체험할 수 있는 장(場)으로서 산업기술체험관을 설립ㆍ운영하는 것이다. 산업기술박물관ㆍ과학산업박물관ㆍ과학박물관 등 명칭은 다양하지만 산업기술을 직접 보고 체험하게 한다는 게 주요 콘셉트다. 지난 1933년 개관한 시카고 과학산업박물관은 이 분야의 선구자다. 미국 최대의 기차 모형인 샌타페이 기차와 감아올리는 기계를 타고 탄광을 탐험하는 코일마인 등이 있는데 이들의 특징은 직접 보고 체험한다는 것이다. 독일의 2차 대전 당시 실물 잠수함인 U보트와 실물 항공기들도 컬렉션 형태로 전시돼 있다. 미국 최초의 산업기술계몽센터로 문을 연 시카고 과학산업박물관의 연간 관람객은 200만명 수준이다. 영국 맨체스터 과학박물관에는 산업혁명 당시 사용됐던 증기기관이 전시돼 있으며 독일 뮌헨 과학박물관에서는 자동차 생산, 경주용 자동차 및 엔진, 상용차 등 생활과 밀접한 전시가 주기적으로 열린다. 특히 프랑스 파리에 있는 과학박물관 라 빌레트는 산업기술에 음악ㆍ미술ㆍ공연 등 문화예술을 융합한 21세기형 산업기술체험관으로 유명하다. 라 빌레트는 연간 1,0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있다. 산업기술체험관의 효용성 선진 산업기술 강국들은 이처럼 산업기술체험관을 통해 국민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산업기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산업기술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각인시키고 있다. 산업기술 마인드의 생활화인 셈이다. 이렇게 해서 형성된 산업기술 마인드의 생활화는 어린이와 청소년 등 성장세대의 지적 상상력을 자극하고 좀 더 심층적인 학업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시도의 종착지는 우수 산업기술 인력 확보다. 한마디로 산업기술체험관은 또 다른 세계 최초, 세계 최강의 산업기술이 만들어지는 토대인 셈이다. 산업기술체험관의 효용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산업기술 전시물 체험에 더해 지식산업과 음악ㆍ미술ㆍ공연 등 문화산업을 포괄하는 지식문화산업의 허브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는 산업기술과 지식 및 문화가 공존하는 21세기 융합시대에 부응하는 콘셉트며 현재 전세계 전시ㆍ전람시설들이 추구하는 공통적 지향점이기도 하다.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과학박물관 익스플로러토리움, 그리고 프랑스 라 빌레트의 사례에서 확인되듯 세계적 수준의 산업기술체험관은 존재 자체로도 무수한 국내외 관람객을 끌어 모으는 힘을 가졌다. 산업기술체험관은 나비축제ㆍ고구마축제 등 단발성 이벤트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전시ㆍ전람산업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한마디로 산업기술체험관은 우수한 산업기술 인력 양성, 국가경쟁력 제고, 문화산업 동반발전, 지역경제 활성화 등 1석4조(1石4鳥)의 효과를 꾀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아이템인 것이다.
"독창적 산업기술체험관 건립 내년말까지 마스터플랜 마련"
인터뷰, 김용근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 "산업기술체험관 건립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설 것" 김용근 한국산업기술재단(KOTEF) 이사장은 지난 6월 취임 직후부터 산업기술체험관 건립의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해왔다. 산업기술에 대한 국민들의 직접적 체험과 이해만이 산업기술 강국으로 가는 첩경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음은 김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산업기술체험관과 과학관의 콘셉트는 다소 비슷해 보이는데. ▦일부 비슷해 보이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목적과 개념은 전혀 다르다. 과학관은 과학원리의 이해가 기본 출발점인 반면 산업기술체험관은 산업기술, 그중에서도 제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과학관은 규모에 비해 너무 방대한 분야를 취급, 전문성이 부족하다. 하지만 산업기술체험관은 자동차ㆍ반도체ㆍ철강 등 제품 및 응용 분야별로 전시물을 집중시킬 수 있어 한층 전문적이고 체험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국민적 관심이나 호응은 어느 정도일 것으로 예상하나. ▦산업기술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막연히 어렵고 난해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흥미로움이 수반될 경우 산업기술에 대한 관심, 즉 지식 욕구는 한층 커질 것으로 본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 등 성장세대에게 산업기술에 대한 이해와 미래형 산업기술의 부가가치를 인식시키는 일은 상당한 호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기술체험관 건립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점은. ▦국제화된 마인드다. 선진 산업기술 강국처럼 산업기술체험관을 세계적 시설로 육성하려면 우리 방식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만의 잔치로 끝날 수 있다. 건물 설계, 전시물 구성, 운영 시스템 구축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에 어필할 콘셉트를 창조해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해외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는 있지만 베끼는 것은 곤란하다. 현재 존재하지 않는 독창적 콘셉트를 찾아야 한다. -산업기술재단에서는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일단 내년부터 산업기술체험관 건립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국내외 실태조사, 전문가 세미나 개최 등에 필요한 기초용역조사 예산을 확보했다. 내년 말이면 좀 더 체계적인 내용을 담은 마스터플랜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산업기술재단이 직접 건립에 나서나. ▦산업기술재단은 분위기 조성에 주력하고 실질적인 추진주체는 경제ㆍ산업계 전문가들이 돼야 한다고 본다. 공공기관 직원보다는 좀 더 자유로운 사고를 펼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특히 산업기술체험관 건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제5단체를 비롯한 경제ㆍ산업계의 협력이 절실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