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대한 국내 업체들의 한발 늦은 대응이 상반기 휴대폰 수출에 직격탄을 날렸다. 5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상반기 휴대폰(부분품 포함) 수출은 113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8%나 감소했다. 특히 2ㆍ4분기에 들어서면서 휴대폰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28.2%(4월), -29.8%(5월), -25.5%(6월)로 30% 가까이 급락하는 추세다. 이는 상반기 글로벌 휴대폰시장 성장을 주도한 스마트폰에 대한 굼뜬 시장 대응이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 애플 아이폰이 80만대 개통되는 등 전세계적으로 아이폰 열풍이 불어닥쳤지만 삼성전자ㆍLG전자ㆍ팬택 등 국내 업체들의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은 1ㆍ4분기 기준 5.4%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역별로는 미국ㆍ유럽연합(EU) 등 선진국 수출이 급격히 떨어졌다. 미국의 경우 34억5,000만달러로 25.9% 감소했으며 EU는 18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1.0%나 급감했다. 업체 간 경쟁격화로 판매단가가 떨어지고 스마트폰 같은 고가폰 판매가 부진했던 것이 큰 이유다. 지경부의 한 관계자는 "수출단가 하락과 주력 스마트폰 출시가 지연되면서 실적이 부진하게 나타났다"며 "국내 업체들의 생산기지가 해외로 넘어가는 것도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아이폰에 대응해 스마트폰을 내놓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내부 고위회의에서 결단을 미룬 것을 뒤늦게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최근에야 아이폰을 겨냥한 갤럭시S를 시장에 선보였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지나치게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달리면서 자체 모바일 플랫폼 개발 및 모바일 생태계 구축에 실패했고 최근에야 흩어졌던 연구개발(R&D) 조직을 재정비하며 뒤늦은 대응에 나섰다. 반면 아이폰ㆍ블랙베리ㆍ노키아 등의 진출로 국내 스마트폰시장이 확대되면서 상반기 무선통신기기 수입은 21억달러로 16.1% 증가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스마트폰 라인업이 대폭 강화되는 3ㆍ4분기 이후에는 어느 정도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다소 잡음이 나오는 아이폰 4G 열풍이 예상보다 강하다면 어려움은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휴대폰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236억4,000만달러, 99.0%)와 디스플레이패널(162억6,000만달러, 47.1%) 등의 호조로 상반기 IT수출은 728억7,000만달러로 지난 2007년 하반기의 702억달러를 넘어 반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IT 무역수지 역시 지난해 하반기 344억달러를 뛰어 넘은 376억달러의 흑자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