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9일 대표직을 사퇴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 대한민국 서민대표로서 서민의 애환을 살피고 반값아파트 정책, 국적법 개정 등 획기적 개혁정책을 펴왔다. 한나라당에서 유일하게 혁신에 성공한 현재의 당헌ㆍ당규를 만들면서 개혁쇄신에도 앞장섰다. 그런 저를 최근 일부에서 쇄신 대상으로 지목하는 것을 보고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 혼란을 막고자 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쇄신한 후 사퇴하고자 했던 저의 뜻도 (당 대표) 기득권 지키기로 매도되는 것을 보고 이 자리에 있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선출직 최고위원인 유승민ㆍ남경필ㆍ원희룡 최고위원은 지난 7일 사퇴했고 임명직 최고위원인 황우여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도 이날 예정했던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다는 의사를 밝혀 홍준표 체제를 비토했다. 특히 원 최고위원 등은 8일 당 쇄신안을 발표한 홍 전 대표에게 대표직 사퇴부터 하라고 요구해왔다. 홍 전 대표는 이를 '매도'라고 표현하며 불쾌감을 강하게 드러낸 셈이다.
앞으로 한나라당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당헌ㆍ당규에 따라 나경원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이어받거나 황우여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혹은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대권주자들을 지도부로 선출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친박계 중심으로 당이 운영될 것으로 보여 원 의원 등 친이명박계를 중심으로 탈당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