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7월 8일] 소 잃고도 외양간 못 고치는 우리

지난주 말 또 대형 교통사고가 터졌다. 인천대교 인근을 지나던 고속버스가 고장으로 멈춰서 있던 승용차를 피하려다 다리 아래로 뒤집힌 채 추락해 13명의 귀중한 생명을 잃었다. 한가로운 주말 오후 여행길에 올랐던 사람들 중에는 다섯 가족 중에 둘째 아들만 살아남은 경우도 있어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지난해 12월 경주 전세버스 사고, 올 3월의 삼척 시외버스 사고에 이어 충격적인 대형사고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며 고귀한 목숨들이 스러져가고 있다. 특히 안타까운 것은 이와 같은 대형사고가 모두 안전띠 미착용, 삼각대 미설치, 안전거리 미확보, 과속 등 가장 기본적인 교통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에 안전불감증이 뿌리깊게 배어 있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우주 로켓도 조그만 부품 고장 하나로 발사에 실패할 수 있다. 우리나라 민간항공이 2000년대 들어 11년째 무사망사고를 기록한 것은 작은 실수 하나도 용납하지 않고 매뉴얼대로 안전수칙을 지킨 덕분이다. 오는 11월 주요20개국(G20) 세계 정상회의를 앞두고 사회 각 분야에서 국격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음에도 일상적인 교통에서 이처럼 기본도 지키지 못한다면 후진국이라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지만 혹시 우리가 수없이 많은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기는커녕 소 잃은 것조차 깨닫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남 탓을 하거나 사회적 책임으로 돌리기 전에 나 자신부터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봤으면 좋겠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깨진 유리창 법칙'을 적용해 경범죄부터 엄격하게 다스려 뉴욕 치안을 바로 잡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29개국 가운데 교통안전 수준 26위인 우리나라가 참고할 만한 좋은 사례다. 사실 교통안전 선진국이 그리 멀리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마다 인격을 단련하듯 나라의 품격인 국격을 높이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우리의 교통사고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나 자신부터 안전띠 매기, 신호 지키기, 과속 하지 않기 등 기본적인 교통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에서 시작해보자.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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