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10년을 준비해야 할 때다' 2006년 독일월드컵이 개막도 하기 전인 지난 5월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월드컵이후 사임을 표명한 스웨덴 출신의 스벤 예란 에릭손 대표팀 감독의 후임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버러의 스티브 맥클래런 감독을 차기 대표팀 사령탑으로선임했다.
또 일본축구협회는 이미 지난 3월부터 지쿠 감독의 후임자를 찾으려고 본격적인움직임에 들어갔다.
일본은 이번 2006독일월드컵에서 1무2패로 16강 진출이 좌절된 후 지쿠 감독이사임을 발표하자 후임 자리를 놓고 전 프랑스대표팀 주장 출신인 디디에 드샹(37)을최우선 협상 대상으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5일 딕 아드보카트 감독과 최종협상 시기를 이미넘겼을 뿐 아니라 아드보카트 감독 역시 러시아 프로축구 1부리그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사령탑으로 옮기는 게 사실상 확정적이어서 한시 바삐 후임 감독 찾아야하는 상황이다.
독일월드컵에서 아쉽게 16강 진출에 실패한 대표팀은 잠시 공백기를 가진 뒤 오는 9월 다시 시작되는 아시안컵 예선전을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 3개월 정도의 시간밖에 없기 때문에 아드보카트 감독의 뒤를 이은 신임감독이 자신의 전술에 들어맞는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전략을 완성하기 위해선 바쁜걸음을 재촉해야만 한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 성공 이후 기쁨에 들떠 있던 한국 축구는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과 조 본프레레 감독이 잇따라 이끌었지만 '성적부진'을 이유로 줄줄이 경질되면서 '한국 사령탑은 독이 든 성배'라는 외신의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마침내 아드보카트 감독이 '독이 든 성배'를 들고 대표팀을 조련해 한국의 첫원정 월드컵 승리를 이끌어내고 2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나갔지만 결국 마지막고비를 넘지 못한 채 월드컵 2회 연속 16강 진출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축구협회는 한발 빨른 '후임 감독' 고르기에 나서지 못해 자칫 지난 2002년 이후와 비슷한 양상으로 흐르지나 않을까하는 축구팬들의 염려를 자아내고 있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르다'는 속담처럼 축구협회는 이번 독일월드컵본선에 진출한 32개국 대표팀 사령탑에 대한 면밀한 검토 뿐 아니라 한국 축구의 재부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적당한 인물을 찾아야 한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대비해 세계적인 명장을 차기 사령탑으로 영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토종 사령탑'을 키우는 입장에서 홍명보 대표팀 코치를 비롯해 프로축구 K-리그의 젊은 지도자들을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불러들여 2010년 이후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후임 감독은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대표팀을 조련할 수 있도록 축구협회의 지속적인 지원도 필수 요소다.
현재 핌 베어백 수석코치 등이 유력한 차기 감독후보로 떠오르고 있지만 축구협회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충분한 검토를 통해 차기 사령탑을 결정해야 한다.
국내 축구지도자 양성이라는 '대의'를 함께 충족시켜줄 수 있는 계약조건도 필수적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나 아드보카트 감독 역시 국내 지도자를 상대로 강연을 했지만 일시적인 이벤트 행사에 그쳤던 게 사실이다.
명장들의 노하우를 '토종 지도자'들이 전수받고 국내 축구발전에 보탬이 될 수있는 새로운 사령탑을 선정하는 게 독일월드컵 이후 축구협회의 최대 과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