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무관 이창호

제4보(47∼64)



이창호가 무관으로 돌아갔다. 지난 22년 동안 그의 이마 위에는 항상 몇 개의 왕관이 빛나고 있었는데 나이 36세에 드디어 타이틀 하나 없는 보통9단이 되고 만 것이다. 하나 남았던 국수 타이틀을 가져간 사람은 최철한. 그는 이창호를 3대1로 제압하고 5년만에 다시 '국수'를 되찾았다. 최철한은 응씨배에다 천원, 맥심배를 겸하는 4관왕이 되었다. 흑47은 이것이 정수. 선수를 뽑겠다고 참고도1의 흑1로 두는 것은 하수의 착상이다. 백2 이하 10까지로 조여붙이면 도리어 흑대마가 위험하게 된다. 백50은 진작부터 노리던 급소 일격. "이곳이 탐나서 왕시는 하변을 선선히 버린 것입니다."(홍성지) 흑51은 현명한 판단이다. 참고도2의 흑1로 잇는 것은 백2, 4로 활용당하여 흑이 무거워 보인다. 백54의 협공은 절대. 백은 좌변 일대를 최대한으로 키워야 승부를 기약해볼 수 있는 입장이다. 좌변에서 선수를 뽑아 백64로 손질한 데까지는 왕시의 예정 코스. "흑의 실리가 너무 좋아 보이는걸. 하변에서 백이 조금 헤프게 둔 거 아닌감?"(필자) "그렇지는 않아요. 백도 우하귀를 크게 차지했으니까 본전은 건진 셈입니다."(홍성지) "백이 나쁘지 않다는 뜻인감?"(필자) "약간은 나쁜 게 사실이지만 그 차이는 아주 미세해요."(홍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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