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금융, 서민으로 향하라] 은행 서비스 만족도 크게 엇갈려

금융인 45%는 "좋다" 비금융인 50%는 "그저 그렇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금융인과 비금융인의 국내 금융산업에 대한 호감도 차이는 너무 확연했다. 서울경제신문이 지난 10월25일부터 11월3일까지 주요 금융사 및 비금융사의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두 집단 간 은행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엇갈렸다. 금융사 종사자들은 70.5%가 '좋다'와 '매우 좋다'로 호감도가 높았다. 반면 비금융사 직장인들은 73.3%가 '그저 그렇다'고 평가했으며 긍정적 반응을 보인 비중은 15.5%에 불과했다. 은행의 서비스 수준을 묻는 질문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비금융사 종사자들 가운데 절반(50%)이 '그저 그렇다'고 답했지만 금융사 종사자들 중 절반(44.7%)가량은 이보다 한 단계 높은 '좋다'를 선택한 것.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생산하는 금융권과 이를 소비하는 고객들 간 만족도에 큰 차이가 났다. 이는 금융산업이 그동안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증명한다. 특히 두 주체가 현재의 간극을 좁혀 접점을 찾지 못한다면 서로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있어 우려된다. 서민금융을 바라보는 관점에서는 이 같은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나타났다. 고금리 피해를 줄이기 위해 도입된 미소금융과 관련, 비금융권 종사자들은 별 도움이 안 됐다고 평가했지만 금융권 종사자들은 나름대로 역할을 했다고 봤다. 실제 그동안 미소금융이 고금리 해소에 기여한 성과를 묻는 질문에 비금융권 종사자들은 최저 점수대인 50점 이하를 가장 많이(33.5%) 꼽으며 60%가 60점 이하의 낙제점수를 줬다. 하지만 금융계 종사자들은 70~80점을 가장 많이(46.2%) 선택해 68.3%가 비교적 좋은 점수인 70점 이상의 점수를 매겼다. 특히 비금융권 종사자들이 가장 많이 꼽은 50점 이하의 점수를 준 금융계 종사자들은 8.9%로 4분의1가량에 불과해 큰 시각차를 나타냈다. 서민금융상품이 당초 도입목표인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평가도 엇갈렸다. 금융회사 임직원 가운데 대다수인 67.2%는 '양극화 해소에 다소 기여하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비금융권 종사자들은 35.5%만 이에 동의했다. 비금융권 종사자들은 오히려 절반 이상(57.7%)이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는 바가 거의 없다'고 응답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서민대출이 금융회사에 어느 정도 부담이 될 것이냐에 대한 관점에서도 온도차이는 컸다. 비금융권 종사자들 가운데 26.6%는 '서민대출은 은행의 리스크 관리와 관련이 없다'고 답했지만 금융권 종사자 중에는 겨우 9.8%만이 이에 동의했다. 하지만 '리스크 관리를 크게 저해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비금융권 13.4%, 금융권 22.8%로 금융권이 두 배 가까이 많았다. 설문 응답자의 직업군이 금융과 비금융으로 나뉘었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두 집단 모두 금융 소비자라는 점에서 보면 금융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온도차가 분명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금융계의 분발과 더불어 금융산업을 이해하려는 소비자의 노력이 동시에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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