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0월 5일] 듣기를 좋아하는 인천공항

부쩍 쌀쌀해진 날씨에 이제 가을이 왔구나 하고 느끼게 되는 요즈음이다. 하지만 싸늘한 가을바람이 마냥 반갑기만 한 곳이 있으니 바로 항공수출의 거점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이다. 항공화물의 최대 성수기인 가을이면 항공사는 우리 기업의 수출 납기에 맞추기 위해 1분1초를 다투는 치열한 나날을 보낸다. 인천공항 현장에서 싸늘한 가을바람은 그저 더위를 식혀주는 고마운 존재일 뿐이다. 흔히들 이 업계에서 "화물은 말이 없다"고 농담처럼 얘기한다. 요구가 다양한(?) 여객과 달리 화물은 그저 말 없이 묵묵히 자신의 목적지까지 움직이다 보니 그런 말이 회자되곤 하는데 인천공항의 화물 부문도 그런 듯 하다. 인천공항의 여객 부문 인지도는 높은 반면 화물 부문은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인천공항은 국제선 항공화물 세계2위, '에어카고월드(Air Cargo World) 선정 세계 최고 화물공항'으로 인정받는 국제적 화물허브이다. 그 배경에는 화물과 같이 말하기보다는 먼저 들으려 노력하는 인천공항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단순히 공항시설의 유지관리만 하는 해외공항과 달리 인천공항은 항공사와 물류업체를 먼저 찾아가 그들의 불편한 곳을 들으려 노력해왔다. 문제점들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자연스럽게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물류 커뮤니티가 이뤄지게 됐다. 우리 아시아나항공도 인천공항과 함께 많은 화물 부문 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열리는 '인천공항ㆍ아시아나항공 공동 물류기업 설명회'는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고 지난해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화물기 신규취항 기념행사와 더불어 설명회를 개최해 해외 시장 개척에 든든한 힘이 됐다. 실제로 설명회를 실시한 지역들의 화물 성장률이 큰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어 항공사와 공항의 좋은 파트너십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항공사 없는 공항이 있을 수 없듯 공항 없는 항공사 또한 있을 수 없다. 인천공항은 그 어느 공항보다도 그런 파트너 관계를 잘 이해하고 또 관계 강화에 누구보다 노력하는 공항이라고 본다. 앞으로도 '말 없는 화물'처럼 항상 항공화물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는' 지금의 인천공항으로 남아준다면 세계1위 화물공항이 되는 날도 그다지 먼 미래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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