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진정한 지방자치 발전을 기대하며

유필우 <국회의원ㆍ열린우리당>

지방자치제도가 본격 시행된 지도 어느새 10년이다. 지역균형발전, 지방분권화가 참여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라는 점에서 이를 주도할 지방자치제가 국정목표에 걸맞게 제대로 기능을 하느냐 여부는 매우 중요한 정책적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관건이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지난 기간 동안은 분권적 국가운영과 민주주의 토착화를 위한 과도기였다. 지방행정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고 대주민 서비스, 수요자 위주의 창의적 행정 발상 등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반면 문제점도 적지않게 제기되고 있다. 신행정수도 이전과 공무원 파업 등 중요 국가정책의 집행과정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갈등이 발생했고 화장장 설치 등을 놓고 광역ㆍ기초자치단체간의 분쟁과 혼란이 일기도 했다. 상당수 단체장들의 선거를 겨냥한 선심성ㆍ전시성 행사 남발과 인기 위주의 행정운영으로 인해 각종 규제업무가 소홀히 다루어진 측면도 있다. 방만한 예산운영 역시 지방재정 악화를 심화시켰다. 단기적 실적에 주력하다 보니 난개발이 성행해 도시의 기능이 저하되고 있음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단체장이 행사참석과 구호에 역점을 둔다면 그 결과는 뻔하다. 인접한 기초자치단체마다 지역을 상징하는 꽃과 새, 노래 등을 따로 둔다면 광역지역의 통합은 얻을 수 없는 것 아닌가. 이제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 단기적이고 대증요법적인 시각에서 탈피해 전체를 조화시키면서 장기적인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도록 운영의 틀을 정비해야 할 시점이다. 우선 중앙정부와 광역단체, 기초단체간의 업무체계와 역할을 세심히 들여다봐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마다 지역 이기주의와 선거를 겨냥한 ‘나 홀로 행정’으로 전체의 효율성과 도시의 조화를 떨어뜨리는 점을 시정시킬 수 있는 제도와 도시계획 수립도 필요하다. 자치단체마다 갖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리되 지역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효율적으로,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기틀이 정비돼야 할 것이다. 현재 추진 중인 지방분권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 권한 이양이 확대돼야 하고 교육기능의 정부관여 축소를 통한 자율적 교육여건 마련과 지방정부의 재정ㆍ조직자율권 확대, 중앙과 지방의 인사교류, 자치행정의 책임성 확보를 위한 제도 도입 등을 서둘러야 한다. 21세기 국가경쟁력은 잘 다져진 지방자치에서 나온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자치는 한국 민주주의의 초석이요, 참여정부 성공의 잣대이기도 하다. 효율적이고 민주적인 행정, 주민의 비용을 줄이고 편의를 늘리는 행정이 자리 잡는 진정한 지방자치의 발전을 재조명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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