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통사 'SMS 보관' 배경과 전망

검·경 '공공재' 강조, '범죄도구 방치' 지적도 부담…저장기간·용량은 논란

이동통신회사들이 사생활 침해 논란을 일으킨 SMS(휴대전화 단문메시지)를 저장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다가 데이터를보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은 검찰과 경찰 등 사법기관의 반발을 의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통 3사는 수능시험 부정행위 수사 과정에서 SMS 저장 사실이 알려져 사생활침해 논란이 일어나자 비난 여론을 의식해 SMS를 아예 저장하지 않는 방안을 채택하는 듯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KTF[032390]는 내년부터 휴대전화 SMS를 저장하지 않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해왔고 전체 이동통신가입자의 절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는 SK텔레콤[017670]은 경찰의수능부정행위 수사가 종결되면 1주일간 6바이트를 저장하는 기존의 정책을 폐지하고아예 SMS를 보관하지 않기로 내부적으로 입장을 정리한 바 있다. 여기에 LG텔레콤[032640]은 경쟁사들과 보조를 맞추겠다고 밝혀 이통 3사가 공히 SMS를 저장하지 않는 쪽에 무게가 실려왔다. 이통사들은 현행 법률상 SMS를 저장할 의무가 없는 상황에서 고객들의 반발을일으키지 않기 위해 이같이 움직여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불만을 표출하자 이통사들은 SMS저장여부를 놓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이 사유재산이 아닌 공공재 성격인 강한 만큼 개인과 개별 통신사업자의 임의적인 통신자료 처리에는 문제가 있다며 SMS 저장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수사기관의논리도 타당성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이같은 논리를 부정하고 SMS를 아예 저장하지 않다가 SMS가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빈발한다면 범죄 도구를 아무런 견제장치 없이 방치해뒀다는 비난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점이 사업자에 부담으로 작용했을거라는 게 전문가들이 분석이다. 상당수의 SMS가 공갈, 욕설, 협박 등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현실도 이통사들이 SMS 저장여부에 대해 쉽사리 결정할 수 없는 요인중의 하나다. 예를 들어 협박성 단어가 실린 익명의 SMS를 받은 가입자가 경찰에 신고를 하더라도 SMS내용과 기록이 저장되지 않을 경우 증거자료가 확보되지 않거나 발송자 추적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 즉 고객 보호를 위해 SMS를 저장하지 않기로 한 것이 오히려 고객을 협박성 SMS에 무방비로 노출시키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같은 점을 감안해 결국 KTF는 보관 쪽으로 태도가 바뀌었고 SKT도 SMS를 일절저정하지 않기로 한 내부방침을 쉽사리 확정하지 못한채 저장의 필요성을 재검토하기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SMS저장 폐지 및 유지여부가 확정되기까지는 이해 당사자간에 상당한 진통을 겪으면서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수사기관의 논리에 맞서 비정부기구(NGO)나 소비자단체, 사용자들이 사생활 보호를 위해 SMS를 저장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경우 조정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자칫하면 법률 개정 논의가 공식화될 수 있다는 예상에서다. 또 만일 SMS저장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저장 기간 및 용량을 두고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능 부정행위의 경우 SMS가 주로 숫자로 구성됐고 수능 직후 경찰이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기 때문에 1주일간 저장되는 6바이트(한글3자. 숫자나 알파벳 6자)용량을 가지고도 수사가 가능했다. 그러나 상당한 용량의 문자를 이용했거나 범죄 발생후 상당한 시일이 지났을 경우 1주일간 보관되는 6바이트 이내의 용량으로는 수사에 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크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권용 김범수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