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또 찾아온 불청객 '속수무책'

전국 첫 황사경보, 항공기결항·수업 단축등 피해 잇따라지난달 21일에 이어 8일에도 강한 황사가 전국을 강타, 서울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평소의 30배까지 올라가면서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걸쳐 처음으로 황사경보와 주의보가 발령됐다. 이에 따라 일부 산업체의 생산공정이 지연되는가 하면 국내선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고 초등학교가 수업을 단축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또 병원에서는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속출했다. 기상청은 이번 황사는 9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첫 황사경보 발령 환경부는 이날 "내몽골지방에서 날아온 황사로 이날 오후 1시 현재 서울과 대전, 대구, 경북 등 6곳에서 황사 중대경보가 발령됐다"고 밝혔다. 서울에서는 오전 4시 현재 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2,070㎍/㎥로 황사피해가 극심했던 지난달 21일(한남동 2,046㎍/㎥)보다 높았다. 또 대전과 대구, 강원, 충북, 경북에도 먼지 농도가 1,000㎍/㎥를 넘어서 황사 중대경보가 내려졌고 대구와 인천, 경기, 충남, 전북 등 7개 시ㆍ도는 경보를, 부산과 울산은 주의보를 각각 내렸다. 환경부가 이날부터 실시한 황사경보제에 따르면 1시간 미세먼지 농도가 300㎍/㎥ 이상일 때는 주의보를, 500㎍/㎥ 이상 1,000㎍/㎥ 미만일 때는 경보를, 1,000㎍/㎥ 이상일 때는 중대경보가 발령된다. 중대경보가 발령되면 호흡기 질환자나 어린이, 노약자는 물론 일반인들은 외출을 삼가고 유치원 및 초등학교에는 실외활동 자제와 휴교가 권고된다. ◇산업계 곳곳 피해 강한 황사로 인해 산업생산에 피해가 잇따랐다. 울산 현대중공업 선박 도장부의 경우 작업장이 지붕으로 둘러싸여 조업중단은 없었으나 종전에는 없던 물 세척 작업을 하는 바람에 공정이 평소보다 10~20%정도 늦어졌다. 울산시 울주군 삼성SDI부산사업장은 전자ㆍ반도체 생산라인의 특성상 외부의 불순물이 작업장내로 침투할 경우 결정적인 제품결함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근로자들이 생산라인에 들어가기 전 작업복을 입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에어샤워에 만전을 기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이날 평소 5분정도 걸리던 에어샤워시간이 2배가량 길어지는 등 불편을 겪었다. 또 삼성전자 기흥공장도 인력출입이나 자재 반입시 에어샤워 시간을 평소보다 10~20% 늘렸고 반도체라인의 공조시설에 필터를 하나 더 설치해 미세먼지에 따른 공정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했다. LG전자와 삼성SDI, 삼성전기 등 전기ㆍ전자업계도 생산 공정에 먼지에 유입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외부인 출입을 엄격 통제했다. ◇항공기 결항 등 피해도 잇달아 이날 강풍과 짙은 황사로 김포에서 여수와 목포, 포항 등을 잇는 국내선 항공편 30여편이 결항됐다. 하지만 인천공항은 시정(視程)이 1,500∼3,000m 가량 확보되고 있어 국제선 운항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서울시내 대부분의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오전에는 정상수업이 이뤄졌으나 오후부터는 서울과 인천, 대구 등 각 시ㆍ도에서는 학교장의 재량으로 초등학교 단축수업을 실시했다. 이날 짙은 황사로 학교의 지침 결정이 늦어지자 서울시내 각 초등학교와 유치원에는 휴업여부를 문의해오는 학부모들의 전화가 끊이질 않았다. 황사현상이 지난달에 이어 10여일만에 또 나타나자 아침부터 기침과 가래, 기관지염 등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줄을 이었다. 특히 호흡기 질환과 피부과의 경우 병원마다 크게 늘어났으며 안과의 경우에는 어린 아이들의 손을 잡고 병원을 찾는 부모들로 북적였다. 기상청은 "중국 내몽골 지방에서 날아온 거대한 먼지구름대가 북한을 거쳐 남하해 이날 전국을 뒤덮었다"면서 "황사의 영향은 9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상황에 따라서는 10일까지도 여파가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오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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