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간의 ‘민생회담’이 9일 열린다. 대부분의 정국 이슈에서 여야간의 입장차가 확연한 터라 쉽사리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겠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뤄지는 만남인 만큼 일부 부분에서는 모종의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않다. ◇사법개혁법-사립학교법 빅딜 이뤄질까=이번 회동의 핵심 이슈는 임시국회에서의 현안 법률 처리와 대선 관련 정치 문제. 이중 관심을 모으는 것은 사립학교법 개정안과 사법개혁법안 등 두가지다. 특히 양측이 지난 6일 가진 마지막 실무접촉에서도 두가지 문제를 회담의 의제로 한다는 데 합의, 기대감을 낳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은 그동안 사법고시를 폐지하고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사법개혁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한나라당은 개방형 이사제 수정 등 사학법 개정안을 다시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 여야가 극한 대립을 겪어왔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두가지 법안을 ‘빅딜(맞교환)’ 하는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대책도 가시 성과 기대=양측은 일단 민생 문제에 대한 시각에는 의견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민생파탄’이라며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해 줄곧 공격해왔고, 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신년 연설에서도 언급했듯이 “민생파탄이란 말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이런 시각차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대책 등에서는 합일점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적지않다. 여권은 분양가 상한제와 원가공개 확대를 위한 주택법 개정안 등을 주요 처리 법안으로 꼽고 있다. 한나라당도 대지임대부 건물분양 특별법을 당론으로 채택한 상태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정부 여당의 사법개혁법과 부동산 관련법을 한나라당이 절대 받지 못하는 상황은 아니며 이는 청와대도 마찬가지”라고 밝혀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음을 내비쳤다. ◇개헌 문제, 시각차만 드러낼 듯=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6일 열린 개헌특위 오찬 간담회에서 민생 회담에서 개헌 문제를 꺼내줄 것을 노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청와대 측도 의제에서는 빠졌지만 자연스럽게 이 문제가 논의의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겠느냐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발의 자체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할 게 뻔하고, 대신 노 대통령에게 대선 중립을 위한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