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마' 강호순은 누구인가
주변인들 '인상좋고 부지런한 젊은이' 평가…치밀하고 계산적인 측면도
한국아이닷컴 뉴스부 reporter@hankooki.com
경기도 군포 여대생을 비롯해 경기서남부지역에서 실종된 부녀자 7명을 살해했다고 자백한 '희대의 살인마' 강호순(38)은 주변인들로부터 '인상 좋고 부지런한 젊은이'로 통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옛말이 섬뜩하게 들어맞은 셈이다.
1989년 충남 부여 H농고를 졸업하고 이듬해 안산에 정착한 강호순은 스물한 살 때인 1992년 첫 번째 부인을 만나 결혼, 두 명의 아들(15·13세)을 두었다. 이후 경기도 수원시 당수동에서 형과 함께 땅을 빌려 운영하는 농장(한우 20마리·돼지 10마리)에서 일했다. 1998년 첫번 째 부인과 이혼했고, 1999년부터 2003년 초까지 두 차례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다. 2003년 네 번째 부인을 만나 동거하다 2005년 혼인 신고했다. 네 번째 부인과 장모는 2005년 10월 30일 안산시 본오동의 장모 집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사망했다. 경찰은 강호순이 거액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집에 고의로 불을 질렀을 것으로 보고 방화 여부를 캐고 있다.
강호순은 지난 27일 현장검증에서 태연하게 암매장 과정을 재연했을 정도로 '인면수심'이지만 주변인들은 그가 매우 친절하고 성실한 젊은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노컷뉴스에 따르면 강호순이 3년간 운영한 수원시 금곡동의 축사 주변에서 살고 있는 조모(72·여)씨는 "얼굴도 예쁘장하고 싹싹했는데 살인자라는 소식을 듣고 섬뜩했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축사 인근에서 목장일을 하고 있는 김모(62·여)씨는 담배를 피우는 자신에게 강호순이 "담배 피우지 마세요. 오래 사셔야죠"라고 꾸짖곤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강호순에 대해 "이른 아침이나 저녁 늦게라도 매일같이 축사에 들러 소와 돼지에게 여물을 주는 일을 빼먹지 않던 사람이었다. 얼마 전부터는 취직을 했다고 하면서도 축사일을 게을리 하지 않더라"고 전했다.
그는 "작년에는 이쪽 주민들한테 (강호순이) 직접 양봉한 벌꿀을 선물하기도 했다"면서 "난 아직도 그 친구가 살인자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강호순의 일터인 마사지업소 직원들의 평가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강호순은 농장일을 하며 2003년부터 마사지업소에서일하기 시작했는데 직장 동료들은 그를 '지각 한 번 하지 않는 성실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사람 좋게 보이던 그에게서 치밀하고 계산적인 측면을 보았다는 사람도 있다.
강호순의 축사 뒷편 교회에서 목사일을 하고 있는 김모(44)씨는 "한번은 닭을 조금 길러 보려고 강 씨에게 축사 옆의 땅을 좀 조금 쓰겠다고 했더니 돈을 주고 사라고 하더라. 말도 안되는 가격을 부르기에 그만 뒀다"면서 "사람이 좋은 것 같다가도 굉장히 치밀하고 계획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강호순이 축사에 데려온 여자들이 매번 달랐던 것도 수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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